복부 총상 입고 후송됐으나 상태 호전…佛 당국 곧 심문 착수
범행 전 24시간 동안 '폭풍 트윗'…IS 연관 암시 글 남기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테러당국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무장 군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가 제압된 범인이 안정되면 본격 심문에 착수할 방침이다.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에는 범행 전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디즈니 만화 캐릭터인 '도날드 덕'으로 비하하는 내용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르면 이날 오전 루브르 흉기 테러 용의자에 대한 심문을 시작할 방침이다.
범행 당시 군인들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은 용의자는 파리 시내 조르주 퐁피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은 담당의사로부터 범인이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로 호전됐다는 의견을 접수, 곧바로 구금 조치했다.
범인은 복부에 총상을 입기는 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며 예후도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일 오전 10시께 루브르박물관으로 연결되는 지하쇼핑몰 '카루젤 뒤 루브르' 계단 입구에서 검문하려는 군인들에게 '마체테(날이 넓고 큰 칼)'를 휘둘러 군인 1명을 다치게 했다. 그는 몸싸움 끝에 군인이 쏜 실탄에 배 부분을 맞고 제압됐다.
프랑스 당국이 공식 확인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용의자는 29세의 이집트인 '압둘라 레다 알하마니'로 두바이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은 범인이 흉기를 휘두를 때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점과 군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 범행 방식 등에 주목해 테러집단과의 연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됐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용의자는 테러 기도 직전까지 트위터 등 SNS에 자기 생각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SNS에 올라온 정보에 따르면 그는 두바이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축구팬이며 유부남으로 파악됐으며특시 범행 전 24시간 동안 SNS 활동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 "왜 사람들은 이슬람국가의 도래를 두려워하나" "이슬람국가는 무슬림의 영토와 명예를 지켜준다" "그들은 두려움이 아닌 신의 이름으로 싸운다"는 등 테러집단 IS를 추종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전인 3일 오전 마지막으로 올린 트윗에는 "타협은 없다" "되돌릴 수 없다" "전쟁에는 평화란 없다" 등의 메시지를 적었고, 특히 "너는 더이상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다. 너의 공식 이름은 도널드 덕이다!"라는 영어 트윗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의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은 현재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의 친구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트위터 계정이 해킹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