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투견' 게리 콘, 美금융규제 완화 선봉

입력 2017-02-06 11:24  

트럼프의 '투견' 게리 콘, 美금융규제 완화 선봉

난독증으로 학교 전전했지만 골드만삭스 넘버2 오른 인물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골드만삭스의 2인자였던 게리 콘이 도널드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 조치의 전면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내다 지난해 12월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된 콘은 트럼프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금융규제 완화 작업을 시작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트럼프의 옆에 섰다. 콘은 이어 오바마 시대의 소액 투자자 보호 조치에 대해 검토하라는 다른 명령 안도 사인하라고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주일이 지난 지금 콘이 금융규제 완화의 선봉에 섰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고 FT는 전했다.

또 다른 골드만스 파트너 출신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가 인준을 기다리는 사이 콘이 공백을 메우면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재무장관 자리가 더 빛나지만,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사람들은 콘이 정책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콘을 오래전부터 알았던 스티브 팔리우카 베인캐피털 회장은 "그는 매우 행동 지향적"이라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모든 수단을 다 쓴다"고 말했다.

일부는 콘이 금융위기 이후의 개혁 조치를 되돌리는 일을 지나치게 진척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의 위원장을 맡아 경제를 "망가뜨린" 은행의 역할에 대한 662쪽짜리 보고서를 썼던 필 안젤리데스는 금융규제 완화 계획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3일 블로그에 "미국의 가정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트럼프 대통령이 산산조각내기 시작했다"고 썼다.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추가 자본 확충 등으로 금융기관을 규제한 도드-프랭크법은 트럼프의 손에 폐지될 위기에 처해있다. 트럼프가 이 법을 없애기 위한 행정명령을 한 이후 하원에서도 도드-프랭크법 폐기 법안이 곧 제출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소규모 은행들도 규제 완화를 원하지만, 콘은 스트레스 테스트나 회생 계획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론에 말했다. 이는 미국의 6천800개 은행 대부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콘은 오하이오에서 전기기술자의 아들로 자랐다. 어린 시절 난독증 때문에 여러 학교를 전전했고 교사나 다른 학생들로부터 "바보" 소리를 들었다. 한 교사는 콘의 부모에게 '당신의 아들이 나중에 트럭 운전기사라도 되면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화를 듣고 "나 자신과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고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말했다.

아메리칸 대학을 졸업하고 US스틸의 자회사에서 창틀을 팔던 그는 출장길에 합승한 택시에서 한 트레이더를 만나 금융업에 입문했다. 옵션거래에 대해 잘 안다고 거짓말한 콘은 면접 전에 주말 동안 이 분야의 바이블로 꼽히는 책을 4차례 읽고 나서 일자리를 얻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다윗과 골리앗'에 따르면 콘이 22쪽 분량을 읽는 데는 여전히 6시간 걸린다.

1990년 골드만삭스에 들어간 콘은 알루미늄을 헐값에 싸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네덜란드에 쌓은 10만t이 넘는 알루미늄 때문에 항공 관제사들이 빛 반사로 방해를 입는다고 불평한 일화가 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최고경영자를 위한 '투견' 역할을 맡아 나쁜 뉴스를 자주 전했다.

그는 블랭크파인의 자리를 이어받기를 기다렸지만 2인자 지위에 너무 오래 있었고 그사이 젊은 도전자들이 부상했다고 전 동료들은 말한다. 지난해 12월에 콘이 회사를 떠나 트럼프 참모가 된 것은 놀랍지 않았다고 그들은 전했다.

콘은 골드만삭스를 떠나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골드만삭스는 25년 넘게 재직한 콘에게 회사 주식 보상과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현금 6천500만 달러 외에 주식은 94만주로 3일 종가 기준 2억2천700만 달러에 이른다. 콘은 이해충돌을 피하려면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콘은 8년 전 모교 졸업식에서 "여러분은 매일 이기기 위해 경쟁한다"면서 "매일 아침 눈뜰 때 어떻게 이길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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