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공군과 해군의 서태평양 진출이 활발해지자 대만이 동부 태평양 방면에도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6일 군 관계자를 인용해 대만 국방부가 춘제(春節·설) 전날인 27일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화둥(花東) 지구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측은 이를 통해 적기를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40㎞에서 70㎞로 늘리게 됐다.
한국의 영동지역에 해당하는 화둥 지구는 과거엔 요격거리 40㎞에 이르는 지대공 미사일 '호크'만 배치돼 있던 곳이었으나 이 미사일의 노후화로 내년부터 현재 양산 중인 톈궁(天弓) 3호 미사일로 대체키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대만군은 최근 중국군이 대만섬을 에워싸며 동부 서태평양을 통해서도 위협을 가해오자 톈궁 3호를 배치하기 이전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먼저 배치해 방공 위협에 대응하기로 했다.
그간 대만의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는 북부 3곳, 중부 1곳, 남부 5곳 등에 설치돼 있어 동부 지역은 방공망이 취약한 상태였다.
대만 방송은 또 춘제 직전 펑스콴(馮世寬) 대만 국방부장이 타이둥(台東)과 화롄(花蓮) 등 동부지구 군부대를 시찰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632 및 633부대'라는 부대명칭을 노출시켰다. 이 부대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측이 동부지역 방공망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중국 공군의 폭격기와 해군 함정이 대미국 군사 방어선이자 봉쇄선인 제1열도선을 넘어 서태평양 진출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해공군 및 미사일 전력은 대만해협을 마주하고 있는 대만 서부지역에 이어 서태평양과 마주하는 대만 동부지역으로부터의 위협을 늘리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 전단은 지난해말 동중국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섬 사이의 미야코(宮古)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으로 진주해 남중국해로 내려간 뒤 다시 대만해협을 통해 북상하며 대만을 에워싸는 포위전략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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