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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이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가 미국의 방위 대상임을 밝히자 대만이 이 지역이 자국 영토라며 발끈했다.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다툼에 대만도 끼어들려 하면서 분쟁 양상이 더욱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6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본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센카쿠 열도를 방위 대상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만 외교부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는 "역사, 지리, 지질 및 국제법 적용 등에 있어서 댜오위다오는 중화민국의 고유 영토가 분명하며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1972년 5월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오키나와 지역에 대한 위탁 관리를 끝내기 전 대만 정부를 상대로 한 사실조회를 바탕으로 댜오위다오 영유권만큼은 일본에 넘기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미국은 최근까지도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에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최종적인 주권 귀속 국가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대만은 이에 따라 현재 댜오위다오를 '이란(宜蘭)현 터우청(頭城)진 다시(大溪)리'라는 행정 관할구역으로 분류해놓고 있었으나 그간 중국과 일본의 거센 영유권 마찰에 적극적으로 주권 입장을 내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그간의 중립적 태도를 버리고 사실상 센카쿠 열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하자 대만은 그간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영유권 주장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대만 외교부는 미국과 접촉을 통해 센카쿠 열도 지역이 대만 영토라는 입장을 확고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4년 전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자 일본에 항의한 바 있고 중국도 대만의 영유권 주장을 인용,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센카쿠 일대 해역에서 일본과 맞서고 있다.
중국은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전후해 3일 연속으로 센카쿠 일대 해역에 해경선을 파견했다.
중국 외교부는 3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 고유 영토이며 이는 왜곡할 수 없는 역사 사실"이라며 "미·일 안보조약은 냉전 시대 산물로 중국의 영토주권과 정당한 권익을 훼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측이 이례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강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최근 미국 밀착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미국과 접촉을 늘릴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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