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반경 3㎞에 소·돼지 9천800마리 사육…항체 없으면 급속히 번질 수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는 축산시설이 밀집된 곳이다.
발생 농장 반경 500m에 젖소와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가 11곳 더 있고, 3㎞ 안에 사육되는 소와 돼지는 9천800여 마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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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에서 사육되는 전체 우제류(5만4천마리)의 20% 가까이가 몰려 있다.
축사가 밀집해 있다 보니 구제역 확산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당장 발생농장을 드나든 사료차량이나 집유차량이 주변 농장을 방문하면서 바이러스를 퍼트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보은군은 주변의 소 460마리에 대해 임상관찰을 강화하고 백신 추가접종도 마친 상태다.
구영수 보은군 축산과장은 "구제역이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농장에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가까운 농장 2곳의 젖소는 혈청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일부 젖소 농장의 백신 접종 기피 가능성에 대비해 관내 모든 젖소에 대한 추가접종도 시작했다.
젖소의 경우 백신을 자주 맞으면 착유량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접종을 꺼리는 농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도 항체 형성율이 19%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농가의 백신 항체 형성률은 소 97.5%, 돼지 75.7%인데 비춰볼 때 너무 낮은 수치다.
군은 이 농가가 냉장 보관해야 하는 백신을 상온에 뒀거나 접종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농가에서 확인된 구제역은 '혈청형 0형' 타입이다. 현재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7개 유형 중 하나여서 백신을 맞고 나서 항체만 만들어지면 일단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 형성까지는 1주일이 걸린다. 방역당국이 이 기간은 확산의 고비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전북 정읍 산내면의 한우 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와 초동방역팀을 투입, 이동통제 등 차단방역에 나섰다.
48마리의 하누를 사육하는 이 농가 3㎞ 내의 방역대에는 26농가가 597마리의 소와 염소, 사슴 등 우제류 사육하고 있다.
보은과 마찬가지로 자칫 구제역이 크게 번질 수 있는 환경이어서 당국과 축산농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보은군 구 과장은 "아직까지 관내에서 추가 의심신고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구제역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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