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동서 불난 B동까지 200m…꺼둔 소방시설 켜는데 '금쪽같은 5분' 지체
(화성=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4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당시 불이 난 부속상가 B동에는 방재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재직원은 직선거리로 70여m, 각종 계단을 오르내리는 거리를 포함하면 200m가량 떨어진 반대편 상가 A동에만 상주하고 있어 앞서 꺼둔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을 재작동하는 데에만 금쪽같은 5분을 지체하는 바람에 이번 사고에서도 인명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폴리스 관리업체 관계자 A씨는 6일 연합뉴스에 "화재가 발생한 B동에는 방재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메타폴리스는 최고 66층(248m)으로, 주거동 4개와 상가동 2개(A동, B동)로 이뤄져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께 불이 난 곳은 부속상가 B동 3층 과거 뽀로로 파크 점포가 있던 철거현장이다.
반대편 A동과 연결되는 구름다리 기준 직선거리로 70여m 떨어져 있다.
수사결과, 방재 담당자는 앞서 지난 1일 수동조작을 통해 B동의 화재경보기, 스프링클러, 배기시설, 유도등, 방화셔터 등을 정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철거공사로 인한 경보기 오작동 시 방문객과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B동에 방재직원들이 상주하지 않아 화재 발생 후 A동에 있던 방재직원이 B동까지 뛰어오느라 소방시설을 재작동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는 점이다.
보통 방재직원들이 머무는 곳은 사무실이 있는 A동 지하 2층으로, B동 1층에 있는 방재실까지 가려면 계단을 오르는 것을 포함해 200m가량을 이동해야 한다.
A씨는 "B동에는 방재직원이 없다. A동에서 B동 방재실까지 가려면 계단을 오르고 밖으로 나가야 해서, 급하게 뛰어가도 한참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방재직원이 소방시설을 다시 켠 것은 화재 발생 최소 5분이 지난 오전 11시 5분이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안전한 대피가 가능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가 버린 셈이다.
불과 80평 남짓한 철거현장이 불에 탄 화재 현장에서 왜 이렇게도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지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방재 담당자로부터 A동에 있다가 B동 1층 방재실로 건너가 소방시설을 작동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양 건물 사이에 거리가 있어 재작동에 시간이 다소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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