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증시 주요 화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별도의 언급은 없었으나, 추가 금리 인상은 시장 전망을 고려하면 올해 6월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에서 일자리 수는 증가했으나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임금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고용지표 발표 전 18%에서 9%로 떨어졌다. 고용시장 회복으로 구직 단념자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둔화했다.
경기 확장세가 지속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지 않으면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즉, 당분간 금융시장은 미국의 유동성 위축 우려 완화 속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투자와 감세 등 구체적인 재정정책보다 반이민 정책이나 미국 우선주의, 환율전쟁 격화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역 대상국들과 경제와 정치적으로 마찰이 생길 수 있는 보호무역에 대한 경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분간 금융시장에서도 우려가 생길 전망이다.
환율전쟁 격화 가능성, 보호무역 이슈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보호무역과 관련한 트럼프 정부의 행보는 실리를 얻기 위한 협상의 기술로도 해석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결론을 예단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최근 관찰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달러화가 최근 약세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 반대편 자산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부담 완화와 올해 4월 예정된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등 이벤트를 고려하면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하기보다 당분간 약세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전 세계 유동성의 신흥시장 유입 기대 요인이다.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초 1,200원선을 넘은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이하로 하락한 것은 수출 채산성 측면에서 부담이다.
그러나 다행히 수출 증가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와 세계경기 선행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 세계경기의 동반 확장과 미국 긴축 부담 완화는 수출 물량의 확대 기대와 원자재와 신흥시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유지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월 한국 수출은 11.2% 증가해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작년 1월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하루 적은 점을 고려하면 견조한 회복세로 평가된다.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이 단가 상승과 물량 개선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관련 기업들의 1분기 매출 실적 개선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작성자 :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 ksip@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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