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반(反)이민 행정명령' 탓에 미국 공항에서 억류되는 봉변을 당했던 전직 노르웨이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셸 망네 보네비크 노르웨이 전 총리는 이 방송 뉴스 프로그램 '커넥트 더 월드'에 출연해 자신이 공항에 억류당했을 때의 상황을 설명하고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뿐 아니라 외교적 태도 전반을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 총리나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해 국제사회 지도자들을 대하는 접근법, 그가 국제사회에서 행동하는 방식이 대단히 싫다는 점을 말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면서 거친 말투와 고압적인 태도로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노르웨이를 포함해 세계의 많은 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차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보네비크 전 총리는 외교적 관례와 달리 미 공항에 1시간가량 억류됐다. 그의 여권에 기재된 지난 2014년 이란 방문 기록 때문이었다.
그는 "그들이 정말로 내가 미국에 문제나 위협이 되리라고 여겼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이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조처라면서 문제는 단순히 입국금지 조치 그 자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개인의 차이를 무시하고 일부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규정하고 바라보는 방식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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