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에 920㎡ 규모…"전시·체험·교육 공간 지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가르는 기준은 '문자'다. 그러나 인류는 문자를 고안하기 전에도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는 그림으로 그린 기록물이다.
바위와 점토판에서 종이를 거쳐 컴퓨터까지 인간이 기록을 남긴 매체의 변화상을 조명하는 박물관이 국립중앙도서관에 들어선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에 전시·체험·교육 기능을 아우르는 920㎡ 규모의 '기록매체박물관'을 13일 개관한다고 7일 밝혔다.
'세상을 깨우는 힘, 기록매체 이야기'라는 주제로 꾸며진 박물관은 시간순에 따라 '기록매체, 문명을 깨우다', '기록매체, 세상을 담다', '디지털 기억 시대, 컴퓨터와 전자매체의 등장' 등 3부로 나뉜다.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영인본(복제본)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 한국음악이 담긴 최초의 음반,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등 전시물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중앙에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이남이 완성한 높이 2.7m, 폭 3m의 대형 조형물 '책 속의 얼굴'이 설치됐다. 인간의 얼굴과 펼쳐진 책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박물관에서는 목판이나 금속활자로 글을 인쇄해 보거나 타자기로 편지를 쓰는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음반, 카세트테이프, 비디오 등을 가져오면 CD나 DVD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오늘날 인류는 눈부신 기술 발전으로 유례없는 기억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며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새로운 기록매체가 등장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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