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구제역 접종 부실…접종하면 소 유산한다는 소문도"(종합2보)

입력 2017-02-07 11:26   수정 2017-02-07 11:33

"소 구제역 접종 부실…접종하면 소 유산한다는 소문도"(종합2보)

농림식품부 "비용부담 등으로 접종안해…모럴해저드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정빛나 기자 = 올해 들어 처음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구제역 발생과 관련해 "전북 정읍 구제역 농가의 소 20두를 검사했더니 1마리만 항체가 형성돼 있어 항체형성률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농식품부가 백신 접종을 한 소의 평균 항체형성률이 97.8%라고 밝혔던 것과는 큰 차이다.

이어 "이 농가는 지난해 8월 26일 마지막으로 접종한 것으로 서류상에 나타나 있는데 5개월이 안 된 상태여서 효력이 있어야 정상"이라며 "항체형성률이 5%라면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당국의 구제역 검사는 발생 빈도가 높았던 돼지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빈발했던 돼지의 경우에는 전 농가를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이상 혈청 검사를 해왔으나 소는 전체 사육두수의 10% 정도만 혈청 표본검사를 해와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뿐 아니라 다른 소 농가도 구제역 접종이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모럴해저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냉장 보관하도록 돼 있는 백신을 실온(18℃)에 놔뒀다가 접종해야 하지만 상당수 농가에서 이를 냉장 상태 그대로 사용해 효과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일부 농가에서는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던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했다.

일선 농가에서 비용 부담이나 각종 부작용 등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구제역 백신 비용은 50두 이상의 경우 정부와 농가가 5대5 비율로 지불하도록 돼 있다.

농식품부는 백신 부실접종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8일부터 전국 소 330만두에 대해 일제 접종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항체 형성까지 일주일이 걸려 향후 일주일이 구제역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충북 보은에 이어 6일 신고된 전북 정읍 한우 농가도 구제역으로 최종 확진됐다. 바이러스 유형은 보은과 마찬가지로 혈청형 'O형'이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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