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율 0%' 양돈농장 적발…구제역 소보다 돼지가 더 위험

입력 2017-02-07 11:35   수정 2017-02-07 14:16

'항체율 0%' 양돈농장 적발…구제역 소보다 돼지가 더 위험

전국 평균 항체 형성률 소 95.6%, 돼지는 고작 69.7% 그쳐

작년 충북서 백신접종 부실 5곳 과태료…"육질하락·유산" 접종 꺼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구제역은 사람이 걸리는 병은 아니지만, 전염 대상은 소와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다양하다. 발굽이 두 쪽인 동물은 언제든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다.

이번 겨울에는 충북 보은의 젖소 사육농장과 전북 정읍에서 한우 사육농장에서 발생했다. 소에서 먼저 구제역이 터졌지만, 오히려 구제역 감염 가능성이 더 큰 가축은 돼지다.

과거 감염 사례만 봐도 구제역 피해는 대부분 돼지에 집중됐다.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소 5개 농장, 돼지 180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작년 1∼3월에는 양돈농장 21곳에서만 구제역이 터졌다.

이처럼 구제역 피해가 양돈농장에 집중되는 것은 소보다는 돼지의 항체 형성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확인되지 않지만, 돼지의 항체 형성률은 전국 17개 시·도 평균 69.7%이다. 10마리의 돼지에 백신을 접종해도 3마리에서는 구제역을 견딜만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소 평균 항체 형성율 95.6%를 훨씬 밑돈다.

백신 접종을 게을리하는 양돈농장도 적지 않다.

새끼를 낳는 모돈은 1년에 2번, 고기용인 비육돈은 생후 60∼80일에 1번 백신을 접종하면 구제역에 대한 방어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제역 예방에 느슨하게 대처하는 농가의 관행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백신을 귀 뒤쪽 목 근육에 제대로 놓지 못했을 경우 염증으로 인한 이상육이 생겨 고깃값이 떨어지거나 백신 후유증으로 자칫 새끼가 유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접종을 게을리하는 양돈농가가 있다는 게 축산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작년 충북에서 백신 접종을 게을리해 항체 형성률이 30%를 밑돈 농장 5곳에 200만원씩의 과태료가 부과됐는데, 모두 돼지를 키우는 곳이다.

항체 형성률이 진천의 한 농장은 20%, 청주와 음성의 두 농장은 각 13%로 나타났고 음성의 또 다른 농장은 6.3%에 그쳤다. 작년 11월 일제검사 때 적발된 제천의 한 농장 항체 형성률은 0%였다. 아예 백신을 놓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까지 50만원이었던 과태료가 작년부터 1차 200만원, 2차 400만원, 3차 1천만원으로 대폭 올랐지만, 일부 양돈농가에는 '마이동풍'인 셈이다.

농가당 사육 마릿수도 소보다는 돼지가 월등히 많다.

충북 지역에서는 7천47개 농가가 한우·육우를 20만8천600여 마리, 364개 농가가 젖소 2만2천8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가별로 보며 한우·육우는 평균 30마리, 젖소는 평균 60마리꼴이다.

그러나 돼지는 392개 농가가 62만7천100여 마리를 키우는데, 농가당 평균 사육두수는 1천600여 마리이다. 소보다는 밀식 사육이 이뤄지다 보니 구제역에 발생하기라도 하면 살처분 마릿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구제역이 양돈농장으로 번지기라도 하면 소비가 줄어 돼지고기 파동이 터질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 충북도는 돼지 차단 방역을 준비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젖소 사육농장을 대상으로 한 백신 추가 접종이 마무리되는 대로 양돈농장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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