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수도 없고" 목포수협 16억어치 재고 굴비 처리 놓고 고심

입력 2017-02-07 11:45   수정 2017-02-07 11:52

"버릴 수도 없고" 목포수협 16억어치 재고 굴비 처리 놓고 고심

수요예측 않고 사들여 '판매부진'…전후임 경영진간 '책임소재' 소송도



(목포=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팔자니 살 사람도 나타나지 않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전남 목포수협이 16억원어치에 달하는 굴비상품에 대한 처리방법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 굴비를 팔고 싶어도 상품성이 떨어져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그렇다고 버릴 수 도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10억대 이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목포수협은 전망하고 있다.

이 굴비에 대한 사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협은 김 모씨가 조합장이던 2003년부터 2009년 사이 23억원 상당의 조기를 사들여 굴비 등의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그러나 판매부진 등으로 재고 신세가 됐다.

조합장이 새로 바뀐 수협은 2011년 1월 이로 인해 조합이 재정적 손실을 보았다며 전임 김 모 조합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특히 품질이 저하돼 팔 수도 없고 폐기 처분해야 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해 1심에 이어 2015년 6월 2심에서도 패소하자 결국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재판부는 일부 생 조기 등 판매 등 이득을 올린 만큼 재고만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며 전 조합장의 손을 들어줬다.

전문가를 동원한 재판부 조사결과 굴비의 품질 상태도 비교적 양호, 폐기할 정도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결국 수협은 문제의 굴비를 입찰을 통해 공매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15년 12월 첫 공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까지 총 7차례 공매를 진행했으나 4차례 유찰되는 등 팔린 양은 고작 250만원어치(1천300마리)에 불과하다.

수협 관계자는 7일 "수년째 재고상태가 되면서 수분이 빠지면서 육질이 잘게 부서지는 등 상품성을 크게 상실,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품질은 떨어졌지만 부패하거나 상한 것이 아니어서 젓갈이나 굴비 고추장 용도로 권하고 있지만 반응이 아주 부정적이다"고 덧붙였다.

김청룡 조합장은 "일단 공매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지만 결과는 아주 비관적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추이를 봐가며 복지단체나 기관에 기부하든지 조합원들에게 나눠주는 등 방법으로 손실처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pedcro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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