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 위주 항체 형성률 집계…통계 오류 가능성도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올겨울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보은군 젖소농장처럼 항체 형성률이 낮아 구제역 감염에 취약한 농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과 인접한 젖소 농가 두 곳의 항체 형성률을 검사한 결과 각각 40%와 20%에 그쳤다.
두 농가는 젖소를 각각 80마리 정도 사육하고 있다.
충북도는 두 농가에서 각각 10마리씩 표본조사를 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제역 확진 농장의 항체 형성률 역시 19%에 불과했다.
방역 당국이 밝힌 충북 지역 소의 평균 항체 형성률 97.8%와는 상당히 격차를 보이는 결과다.
충북도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고자 구제역 확진 농장의 반경 500m 내에 있는 한우 농가 9곳에 대해서도 오늘 중 항체 형성률을 확인하기 위한 채혈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에 따라 소를 키우는 농가 전반에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젖소농장이 취약한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항체 형성률이 낮다면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현재의 백신 접종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시인했다.
그동안 방역 당국의 구제역 검사가 발생 빈도가 높았던 돼지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빈발했던 돼지의 경우에는 전 농가를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이상 혈청 검사를 해왔으나 소는 전체 사육두수의 10% 정도만 혈청 표본검사를 해와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소 가운데 한우보다 젖소가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정황도 나온다.
통상 소의 혈청 표본검사는 도축 과정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우유 생산을 위주로 하는 젖소는 도축 비율이 낮아 항체 형성률 집계가 한우 위주로 될 수밖에 없다.
즉 젖소 농가의 경우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항체 형성률이 낮더라도 평소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는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농가를 일일이 방문해 혈청 표본조사를 할 수 없다 보니 방역 당국이 발표하는 항체 형성률에 통계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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