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英외무장관 "佛 르펜, 대선패배할 것…트럼프와 달라"

입력 2017-02-07 17:01  

前 英외무장관 "佛 르펜, 대선패배할 것…트럼프와 달라"

"새로운 주자는 마크롱…마크롱 아니면 공화당 후보 승리 예상"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 진출이 유력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대선 승리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프랑스판 트럼프'도 못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르펜 대표가 리옹에서 대선 출정 연설을 하면서 '반(反) 이민', '반(反)세계화', '반(反) 이슬람'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제시하자 일각에서는 그가 당선되면 '프랑스판 트럼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데니스 맥셰인 전 영국 외무장관은 르펜 대표의 연설을 지켜본 이후인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에서 '르펜 대표는 프랑스의 트럼프가 아니다'라고 단언한 뒤 '기껏해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비슷한 점이 많은 정도일 것'이라며 르펜의 대선 패배를 점쳤다.

맥셰인 전 장관이 르펜 대표를 클린턴 전 대선후보에 비유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정치계에 오래 있다가 부상한 유능한 여성 정치인이지만 당원들을 넘어 일반 유권자를 매혹할만한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밀려 대권을 쥐지 못한 것처럼 르펜도 결국 결선투표에서 다른 경쟁자들에게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맥셰인 전 장관은 "르펜 대표는 아버지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이나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과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25%를 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오늘날 르펜 대표 지지층은 과거 프랑스 공산당(PCF)을 지지하던 이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르펜 대표의 지지층은) PCF가 세계 2차대전 이후 25년간 의지한 충성스런 유권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공산주의 붕괴 이후 PCF 지지층이었던 불행하고, 무직의, 가난한 공공근로자나 농촌 근로자들, 극우주의에 빠진 소수 부르주아가 전선주의로 옮겨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PCF와 FN의 유사점도 꼬집었다. PCF가 인종차별을 표방하며 프랑스로 유입되는 유럽 노동자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모든 프랑스의 문제점을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전략으로 지지 기반을 닦았다면 FN도 반 이민주의, 반 EU, 반 이슬람 기조로 현재의 지지율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실체를 들여다보면 이런 기조를 지지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맥셰인 전 장관은 르펜 대표가 너무 많은 사안에서 말 뒤집기를 반복해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수가 진실해 보일 지경이라고 비꼬고는, 르펜 대표는 사형제도를 복원해야 한다고 했으나 말을 바꿔 다시 사형제도 반대 입장에 선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성애 혐오증을 정당의 가치관으로 내세웠지만, 현재 르펜의 '오른팔'은 동성애자이며 유로화 대신 프랑화를 다시 쓰겠다는 계획을 피력했다가 설문조사에서 유로화를 더 선호하고 유로화를 유지하는 편이 프랑스 교역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오자 다시 이 문제에서도 한발 물러섰다고 밝혔다.

그나마 르펜 대표가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유하는 점이 있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동경심인데, 러시아 정부는 르펜이 프랑스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을 알고 르펜 대표의 러시아 은행 대출을 끊어버렸다고 밝혔다.


맥셰인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인물이 있다면 이는 르펜 대표가 아니라 39세의 젊은 나이로 대선에 뛰어든 에마뉘엘 마크롱"이라고 지목했다.

따라서 르펜 대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마크롱이 아니면 사퇴 압력을 받는 피용을 대신할 공화당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인 레오니드 버시드스키도 이날 칼럼에서 르펜 대표를 포함한 극우주의 정치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표방하지만 이들의 당선은 미국의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정치인들은 봉쇄정책을 표방하는데 이는 EU 외에 미국에도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다.

버스디스키는 르펜 대표를 '프랑스판 트럼프'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트럼프와 르펜의 공약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무역적자와 일자리 감소라는 분명한 동인이 있었지만 르펜의 보호주의 공약은 기본적으로 문화적 요인에 근간을 둔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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