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임금을 모두 주지 않는다며 철거업체 사무실에 불을 질러 이 업체 직원을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최의호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로 기소된 박모(53)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박씨는 2015년 12월 12일 오후 5시 45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철거업체 사무실에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 10ℓ를 뿌리고 불을 질러 업체 직원 이모씨가 화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업체 일용 근로자로 일하던 박씨는 전날 일당 20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이중 15만원만 받자 업체 사장과 말다툼을 벌였다. 임금을 모두 달라는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
박씨는 몸에 불이 붙자 밖으로 뛰쳐나왔고, 소방당국이 몸에 붙은 불을 꺼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직원 이씨는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들이마신 채 쓰러져 있다가 뒤늦게 구조됐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한 사람의 생명이 침해됐고 피해자 가족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받게 됐으나 박씨는 용서를 받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박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자신도 화상을 입어 3개월간 입원한 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범행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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