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완공 예정보다 2년 늦었지만, "완공 시기 아직도 감감"
건축업자들 "전례 없는 건축 방식 요구", 로이터 "지상의 영구적 존재 되려 하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당초 2015년 완공 예정이었던 실리콘 밸리 쿠퍼티노의 애플 신사옥. 그러나 공기가 2년가량 늦춰졌지만, 여전히 언제 완공될지 기약이 없다. 올해 말, 내년, 내후년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로이터 통신은 7일 "스티브 잡스는 완벽주의, 지속적 혁신, 과대망상, 직원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등으로 유명했다"며 "그가 떠난 후 애플의 품질 관리는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그의 마지막 프로젝트인 신사옥 건설만큼은 가장 까다로운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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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한 전직 건축가의 말을 인용, "전화기의 경우, 매우 미세한 차이까지 들여다봐야 하지만, 건물에 그런 수준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표준 건설 프로젝트는 8분의 1인치의 측정 편차를 허용하지만, 애플 프로젝트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영역까지 엄격한 사양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도넛 모양의 이 건축물 시행사로 초기에 참여했던 스칸스카 USA와 DPR 건설 등은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일찌감치 손을 뗐다고 한다.
이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은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곡면 유리를 사용하길 원하고 있지만, 건설업자들은 통풍구나 파이프 부분 등의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애플은 이 모든 것을 흠결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어 하지만 매우 소소한 부분의 흠결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건설 현장의 얘기다.
또 애플 측은 모든 출입구의 문턱을 없애고 완벽하게 평평하게 하길 원하지만, 이는 현대 건축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건축가들의 얘기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은 마치 피라미드를 만들 때와 같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피라미드는 죽음을 앞둔 통치자에 의해 시작됐다"고 말했다.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2011년 신사옥 건축이 시작된 것을 빗댄 것이다. 또 "바티칸처럼 이 조직은 지구 상에 영구적인 존재라는 성명을 내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애플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권력 중 하나"라면서 전 세계 시가 총액 1위인 점을 부각하면서 "새로운 본사가 비록 수천 년 동안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애플은 쿠퍼티노의 '그레이트 글래스 도넛(Great Glass Donut)'이 어떤 위대한 기기들을 쏟아내는 데 필요한 공간을 애플에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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