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폐기 대가로 평화조약 협상해야…'하나의 중국' 폐기 위험"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즉각 북핵 문제에 관여하도록 해야 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미국의 전직 관료와 전문가들이 권고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재단인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세계정책전략대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미국의 대중국 정책 : 새 행정부를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저지에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중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개시하고 건설적인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의 공동 해결책 도출을 위한 고위급 채널을 새로 형성하는 데 시 주석이 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중국의 지원을 끌어내려면,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는 대가로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조약 수립,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계를 위한 미국·중국·북한·남한간 협상을 비롯한 포괄적인 접근법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은행과 기업들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에번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의 전직 관료와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또 대만의 지위에 관한 미국의 장기 정책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는 너무 위험하다고 규정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1979년 외교 관계를 대만에서 중국으로 변경한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재협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방식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으며 대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미·중 관계가 위태로운 갈림길에 있으며 세계 양대 강국이 정면충돌의 길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 40여 년간 미·중 관계의 준거로 작용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일방적으로 버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새 행정부는 과거의 교훈에서 배워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더 단호하게 행동하고 있으며 시장개방 경제개혁이 사실상 중단되고 국내 정치는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국익에 지장을 줄 때는 더 큰 확고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 미국은 영토 분쟁 관련국들의 외교 활동을 지원하고 중국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한 해군과 공군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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