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양)학선이가요? 하면 잘하겠죠, 잘할 거예요."
조성동(70)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대표팀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에어리얼은 스키를 신고 점프대를 도약해 공중 동작을 펼치는 경기다.
마치 기계체조의 도마 종목처럼 싱글, 더블, 트리플 등 세 가지 점프대 가운데 하나를 택해 점프대를 통과하며 공중 묘기를 선보인다.
그래서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도마의 신' 양학선이 에어리얼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자 "잘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조성동 감독 역시 기계체조 선수와 지도자 출신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양학선의 금메달을 조련했으며 그해 대한체육회 체육상 지도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10일 강원도 평창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출전을 앞둔 조성동 감독은 "외국에도 에어리얼은 체조하다가 전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우리가 중국스키협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중국 대표팀 지둥 감독 역시 체조를 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공중에서 회전하는 원리는 어차피 똑같다"며 "흔히 에어리얼을 체조의 도마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공중으로 뜨는 원리는 오히려 철봉과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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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경우 1.6m 정도 높이에서 내려오면서 회전 등 기술을 구사해야 하고 철봉은 2.5m 정도 높이밖에 안 되지만 에어리얼은 15m 이상 높이까지 올라가는 것이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에어리얼이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더 무섭고 어려울 것 같지만, 오히려 공중 기술을 구사할 시간적 여유가 더 많아 더 쉽다는 것이 조 감독의 설명이다.
조 감독은 "2015년 10월 처음 대표팀을 꾸렸지만, 그때 선수들이 대부분 그만뒀고, 여름에는 물 위로 착지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설상에서 훈련하는 시간은 더 짧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번 월드컵은 객관적으로 참가에 의의를 두는 편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의 에어리얼 대표팀을 '선구자'로 표현했다.
"어떤 종목이든지 선구자가 메달을 바로 따기는 어렵다"는 조 감독은 "우선 해당 종목에 붐이 일어나서 어린 선수들이 많이 생기고 인프라도 갖춰지도록 하는 것이 선구자들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에어리얼은 저변이 취약하고 실업팀도 없기 때문에 이 종목을 권유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그런 과정을 거쳐 착실히 준비하면 다음 올림픽에서는 상위권 입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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