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일본서 2마리 해상·육로 수송 예정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5시간 물 뿌리고 진정제 투약하며 배와 트럭을 이용해 일본에서 울산 장생포까지.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전시용 돌고래를 수입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실수가 용납될 수 없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돌고래 수족관이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은 이달 중 돌고래 2마리를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정에서 들여온다고 발표한 상태다.
체험관은 2009년 4마리, 2012년 2마리의 돌고래를 다이지에서 수입한 적이 있는데 두 차례 모두 항공편이 이용됐다. 항공편으로는 돌고래의 이동 거리가 1천460여㎞, 이동시간이 25시간에 달했다.
체험관은 이번에는 해상으로 돌고래를 들여온다.
전체 이동거리는 물론 이동시간이 35시간가량으로 늘어나지만, 항공기의 진동이나 중력에 따른 스트레스를 덜고 육상 이동 거리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마리 돌고래는 각각 몸 크기에 맞춘 상자에 들어간 채로 머나먼 여정에 오른다.
돌고래가 든 상자는 무진동 컨테이너 트럭에 적재되고, 트럭은 다시 선박에 실린다.
일본의 수의사와 간호사, 체험관 소속 사육사 2명 등 총 4명이 컨테이너 안에서 내내 돌고래들을 보살핀다.
수송팀은 허파로 호흡하는 포유류인 돌고래가 익사하지 않도록 상자에 절반만 물을 채우고,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젖은 거즈를 덮고 수시로 물을 뿌려준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정제와 항생제 등을 투약하고, 얼음을 이용해 수온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선박으로만 약 20시간 항해한 끝에 국내항에 도착한 트럭은 다시 육로를 천천히 달려 울산 장생포에 도착한다.
이들 돌고래는 곧장 돌고래 수족관에 수용되지 않고, 별도로 마련된 보조풀장에서 안정과 적응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돌고래 수입에는 마리당 약 1억원이 소요되는데, 이중 절반가량이 수송비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험관 측은 돌고래의 안전한 수송을 이유로 수입 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체험관 관계자는 8일 "돌고래의 안전한 수송과 장생포 수족관에서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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