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과 해운대 신도시 백화점 일대는 북적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모바일 위치기반(LBS) 게임 '포켓몬고'의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전통시장에서는 다른 세상 얘기다.
전통시장은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에 비해 포켓몬은 물론 아이템 보급소인 포켓스톱이 턱없이 적어 이른바 '포세권' 특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8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 일대의 포켓스톱은 3개다.
부전시장이 8개 상인회 소속 2천400개 이상의 점포가 입점한 부산 최대규모의 전통시장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해운대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일대의 포켓스톱이 17개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부전시장 구역 내 포켓스톱 1개 바로 옆에서 과일을 파는 한 상인은 자신의 노점 바로 옆에 포켓스톱이 있는 줄도 몰랐다.
1982년부터 장사를 했다는 김금만(72)씨는 "뉴스는 물론 자식들이 포켓몬고 얘기를 많이 해서 그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노점 옆에 와서 포켓몬고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못 봤다"고 말했다.
그나마 인근 부전역 앞에 포켓몬 체육관이 있어도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을 하는 사람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1시간 가까이 포켓몬고를 실행시킨 채 부전시장 주변을 돌아다녀도 단 3마리의 포켓몬만 나타날 정도다.
부전마켓타운 이재억 회장은 "속초나 울산과 비슷한 특수를 기대했지만, 포켓몬고는 우리 시장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부전시장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와 BIFC몰 일대의 상황은 부전시장과 전혀 다르다.
이 일대의 포켓스톱은 모두 6개다. 약 50m 간격으로 3개씩 몰려있다. 그 인근에는 체육관도 1개 있다.
다양한 종류의 포켓몬도 수시로 나타난다. 흡연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포켓몬을 잡고 아이템도 받을 수 있다.
BIFC에서 근무하는 최모(32)씨는 "수시로 포켓몬을 실컷 할 수 있어 굳이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상권 차별 외에 도농 간의 격차를 지적하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포켓스톱이 서울 시내 등 인구 밀집지에 몰려있고, 교외나 지방에는 그 수가 너무 적어 도농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서는 작년 여름 '포켓스톱의 지역 불평등은 영화 설국열차를 떠오르게 할 정도'란 게시물이 큰 화제가 됐다.
설국열차는 미래 열차 안에서 꼬리 칸에 사는 하층민과 열차 앞쪽 칸에 사는 특권층 사이의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포켓몬고의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애초 사용자 요청이 들어오면 심사를 거쳐 특정 지점에 포켓스톱을 신설해줬지만 작년 7월 말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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