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보수 '은폐' 의혹…언론 "세계 최고 수준" 비판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우정사업본부인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가 총리보다 10배 이상으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호주 상원 통신환경위원회는 7일 정부 소유 독점기업인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 아흐메드 파후르 CEO의 2015-16 회계연도(2015.7-2016.6) 총 보수가 560만 호주달러(49억원)라는 자료를 공개했다고 호주 언론이 8일 전했다.
2010년에 이 회사에 합류한 파후르 CEO의 총보수는 440만 호주달러의 급여와 120만 호주달러의 보너스로 구성됐다.
이는 맬컴 턴불 총리의 52만2천 호주달러(4억6천만원)의 10배가 넘는다.
다른 5명의 경영진의 보수도 130만 호주달러(11억4천만원)에서 180만 호주달러(15억8천만원) 수준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 측은 의회로부터 경영진 보수 자료를 요청받고는 불필요하게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며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는다며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수 공개가 공익을 위해 타당하지도 않다는 주장도 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방에서 믿을 수 없다며 비난 일색이다.
턴불 총리는 "급여가 너무 많다"며 파후르 CEO에게 전화를 걸어 지나치게 높은 보수의 재고해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인 노동당에서도 파후르 CEO가 그만한 보수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보수를 낮추라고 요구했고, 극우성향인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은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도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 경영진 급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면서 파후르의 급여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도 비합리적이라고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공영 ABC 방송은 캐나다 포스트 CEO의 보수는 호주의 10분의 1도 안 되는 49만7천 호주달러(4억4천만원)며, 미국의 유에스 포스털 서비스(U.S. Postal Service) CEO도 54만4천 호주달러(4억8천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민영화한 영국의 로열 메일의 CEO도 호주의 절반 수준인 250만 호주달러(21억9천만원)다.
방송은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의 연례보고서들을 보면 경영진 5명의 보수가 단지 연 100만 호주달러(8억8천만원) 이상이라고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 포스트 측은 경영진 보수를 숨기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지난 회계연도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 단기적인 인센티브가 포함됐고 퇴직연금도 포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호주에서 파후르 CEO에 이어 많은 보수를 받은 공직자는 정부 소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사업체인 NBN의 빌 모로로, 그의 지난 회계연도 보수는 360만 호주달러(31억5천만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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