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심문에서 "사람 해칠 의도 없었다"…IS 연계설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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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지난 3일 오전(현지시간) 군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가 제압당한 테러 용의자가 루브르 소장품을 훼손하려 했을 뿐 테러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르피가로에 따르면 용의자인 이집트 국적의 29세 압달라 엘하마미는 7일(현지시간) 병원에서 진행된 심문에서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에 복수하기 위해 루브르의 미술품을 페인트로 훼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시리아 공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군인들에게 제압될 당시 용의자는 흉기와 함께 백팩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소지하고 있었다.
용의자는 자신이 "평화주의자"로 군인을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군용 마체테(날이 넓고 큰 칼)를 두 자루 구입해 소지한 것에 대해선 박물관 경비원이 제지할 경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루브르에 들어가려는 것을 군인들에게 제지당하자 마체테를 꺼내 휘둘렀고 군인 1명이 머리 부분에 경상을 입었다.
루브르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선 프랑스 관광산업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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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배후 지시를 받지 않았느냐는 추궁에 그는 혼자 저지른 일이라며 IS에도 충성을 서약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용의자는 범행 전인 지난 29일 아침에도 단체 관광객들 틈에 끼어 함께 루브르 박물관의 가이드 투어를 따라다니는 장면이 CCTV에 촬영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피가로에 "사전 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리 시내 조르주 퐁피두 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호전돼 7일 대테러 당국의 심문에서 처음 입을 연 용의자는 그러나 심문 후 또다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추가조사가 당장 불가능하다고 보고 구금조치를 해제했다.
르피가로는 프랑스 정부가 용의자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범행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테러집단 IS를 추종하고 테러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용의자의 한 친구는 "트위터 계정이 해킹된 것 같다"면서 친구가 테러를 저지를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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