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19∼103세 성인 9만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 이상이 밤에 잠을 자다가 1차례 이상 소변을 보는 '야간뇨' 증상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성심병원 비뇨기과 방우진 교수팀은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19∼103세 성인 9만2천62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0명 중 4명 꼴인 41.8%가 1회 이상의 야간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2회 이상 야간뇨를 겪는 경우도 17.6%로 높은 편이었다.
야간뇨는 어떤 이유로든 밤에 자다가 깨 소변을 보는 것을 말한다.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일어난다면 야간뇨에 해당한다.
야간뇨의 원인으로는 소변 생성량을 증가시키는 당뇨병, 요붕증(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소변이 생성되는 질환), 고칼슘혈증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심부전, 하지정맥질환, 신증후군 등의 질환이 있으면 낮 동안 다리에 축적된 수분이 밤에 자면서 배출돼 야간뇨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약에 들어있는 이뇨제, 수분섭취를 증가시키는 우울증약 등도 야간뇨의 원인이 된다.
이밖에 전립선 비대증, 과민성방광, 노화, 요도염, 전립선염 등도 야간뇨의 원인으로 추정해볼 만하다.
이에 더해 잘못된 식생활습관, 취침 전 과도한 수분섭취,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청량음료·홍차 등의 음료 섭취, 음주 등이 야간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야간뇨를 겪게 되면 수면장애로 인해 삶의 질의 떨어질 뿐만 아니라 낙상 및 골절 위험 증가, 작업기능 저하, 교통사고 위험도 증가, 사망률 증가 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야간뇨는 연령, 소득·교육수준, 수면시간, 직업, 만성질환 유무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유병률은 젊은층보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높았다.
또 소득을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저소득층의 유병률이 중상위층보다 1.3배 높았다. 스트레스도 야간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4개 그룹 중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그룹의 유병률은 스트레스가 없는 그룹의 1.4배에 달했다.
야간뇨 증상을 치료하려면 3일 동안 배뇨시간, 배뇨량, 수면시간 등의 배뇨일지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다음 수분 및 카페인 섭취 제한, 일정한 취침시간 유지, 수면환경 조절, 적절한 운동 등의 보존적 치료와 함께 야간뇨의 원인질환을 찾아내 약물 또는 수술적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의료진은 야간뇨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으로 ▲ 저녁 식사 후에는 마실 거리를 제한할 것 ▲ 자기 전 수분섭취를 최소화하고, 소변을 미리 볼 것 ▲ 이뇨작용을 높이는 카페인이 든 탄산음료는 피할 것 ▲ 음식을 싱겁게 먹을 것 등을 당부했다.
방우진 교수는 "음식을 짜게 먹어 체내에 나트륨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소변으로 배출하려는 활동이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밤에 잠을 잘 못 자도 야간뇨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낮 동안에 낮잠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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