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도 금강산에도 '평화의 불' 밝힐 날 왔으면…"

입력 2017-02-09 07:00  

"평양에도 금강산에도 '평화의 불' 밝힐 날 왔으면…"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 펴낸 선묵 혜자 스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2013년에 남북관계가 부쩍 경색됐었어요. 또 한국전쟁 정전 60년을 맞는 해라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 '평화의 불'을 가지러 가게 됐죠."

최근 여행기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시간여행)를 펴낸 도안사 주지 선묵 혜자 스님을 8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서 만났다.

스님은 2013년 4월 '평화의 길' 여정에 나선 이유에 대해 "한반도에 '평화의 불'을 가져와 자비와 평화의 마음을 방방곡곡에 퍼뜨리자는 마음에서 길을 나섰다"고 말했다.

네팔 룸비니에는 '평화의 불'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불이 있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각각 피워올린 불을 하나로 합친 '유엔 평화의 불'과 히말라야에서 자연 발화해 3천 년째 타오르고 있는 '영원의 불'을 합친 것이다.




혜자 스님과 스님이 이끄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덕주사에서 법회를 열고 네팔로 향했다. 이 책은 '평화의 불'을 이운(移運)하는 2만㎞에 달하는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네팔에서 '평화의 불'을 채화한 뒤 돌아오는 과정은 험난했다. 불씨를 안고서 비행기를 탈 수 없어 육로와 해로를 거쳐 한반도에 불을 가져와야 했다.

'평화의 불'은 티베트, 신장웨이우얼, 파키스탄 국경, 타클라마칸 사막, 둔황, 시안(西安)과 칭다오(靑島)를 거쳐 뱃길로 한반도에 이운됐다.

해발 5천m의 도로와 깊은 협곡, 햇볕이 이글거리는 사막에서 순례자들은 고산병에 신음하고 강렬한 태양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티베트 라싸에 도착했는데 숨이 차고 머리가 깨질 것같이 아프더라고요. 산소호흡기를 코에 끼고 휠체어를 탄 채로 고산지대를 넘어야만 했죠."




또 순례자들의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재해와 분쟁으로 고통받는 삶의 모습은 수행자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특히 중국 시안에서는 쓰촨 성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한 법회에 참석해 '평화의 불'을 분등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스님의 여정에는 부처님의 자비심과 평화 정신을 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발원이 깃들어 있었다.

2013년 5월 인천항에 도착한 스님과 일행은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대법회를 열고 성화대에 '평화의 불'을 밝혔다.

이후 스님은 순례단과 함께 국내외 70여 곳에 '평화의 불'을 분등하고 평화와 자비의 마음을 퍼트리고 있다.

스님은 "남북한 간의 긴장이 완화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돼야 한다"며 "북녘땅에도 '평화의 불'을 밝히고 싶은 게 소박한 꿈"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 신계사, 묘향산 보현사, 평양의 광법사 등 북녘 사찰에도 '평화의 불'을 밝힐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비무장지대(DMZ) 내 군 법당 등 33곳에 '평화의 불'을 밝히는 순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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