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필용 사건' 정봉화 前소령 전역무효 소송 2심도 이겨

입력 2017-02-09 07:00  

'윤필용 사건' 정봉화 前소령 전역무효 소송 2심도 이겨

법원 "의사결정 자유 박탈된 채 전역 희망…신의성실 원칙 어긋났다 볼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1970년대 '윤필용 사건' 당시 불법 고문에 시달린 끝에 전역한 정봉화 전 육군 소령이 '전역 처분을 무효로 확인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이겼다.

서울고법 행정4부(조경란 부장판사)는 정 전 소령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전역명령 처분 무효 확인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 전 소령이 의사결정 자유가 박탈될 정도의 강박 상태에서 전역을 희망하게 된 것을 보면 무효 확인을 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 권리행사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42년이 지난 후에 처분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낸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당시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소장)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가 쿠데타설(說)로 번진 일이다.

이 일로 윤 전 소장을 비롯한 장교들이 강압수사 끝에 대거 처벌됐다. 유죄가 확정됐던 이들 중 일부는 2000년대 이후 재심 끝에 뒤늦게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정 전 소령은 1973년 3월 4일 윤필용 장군 생일 조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체포돼 보안사 서빙고분실로 연행됐다.

보안사 요원들로부터 계급장과 명찰을 뜯기고 구타를 당하는 등 강압적인 조사에 시달린 정 전 소령은 연행된 지 30여일 만에 '서명하지 않으면 형사재판에 넘기겠다'는 협박을 받고 전역 지원서에 서명했다.

앞서 1심은 "정 전 소령이 고문 등 가혹 행위로 인해 의사결정 자유가 박탈될 정도의 강박 상태에서 전역지원서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전역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정 전 소령은 2012년 부당한 전역 처분 때문에 받지 못한 봉급과 위자료 등 총 1억6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패소하고 판결이 확정됐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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