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지속했다" 트럼프 반대 美진보진영 '저항' 구호로

입력 2017-02-09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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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지속했다" 트럼프 반대 美진보진영 '저항' 구호로

'진보 아이콘' 워런의 트럼프 각료내정자 비판에 재갈물린 매코널의 발언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비난 발언을) 지속했다."(nevertheless, she persisted)

미치 매코널(켄터키)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법무장관을 비난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발언을 봉쇄하고자 사용한 이 표현이 진보진영의 '저항 구호'가 되는 진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진보 아이콘'인 워런 의원이 이날 밤 상원에서 '인종주의' 논란을 빚은 세션스 내정자에 대해 언급하며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부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가 1986년 상원에 보낸 편지에서 인용한 구절이 시비가 됐다.

킹 여사는 당시 세션스 내정자의 연방판사 임명을 반대하며 "세션스는 지역 흑인들의 자유로운 투표에 찬물을 끼얹는 데 그의 사무실의 엄청난 권력을 사용했다"고 편지에 썼고, 워런 의원은 이 부분을 그대로 읽었다.






그러자 매코널 원내대표가 "워런 의원은 우리 동료의 동기와 행동을 의심했다"며 '다른 동료 의원의 자질을 의심하면 안 된다'는 상원 규칙에 따른 조치를 요구했고 결국 표결 끝에 워런 의원은 세션스 내정자의 인준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발언권을 빼앗겼다.

특히 매코널 원내대표가 규칙 적용을 요구하면서 사용한 "그녀는 경고를 받았다. 그녀는 설명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녀는 지속했다"라는 표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워런 의원의 입을 닫게 하려는 매코널 원내대표의 의도와는 달리 이 표현이 페미니스트들의 거대한 '밈'(meme·모방)이 됐고, 워런 의원의 지지기반인 진보주의자들의 구호가 됐다"고 전했다.

즉, 인종주의 논란을 빚는 트럼프 법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린 상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거꾸로 이에 저항하는 세력의 구호가 된 셈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도 트위터에 "그녀는 경고를 받았다. 그녀는 설명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속했다"라고 똑같은 표현을 올린 뒤 "그래서 우리도 모두 지속해야 한다"고 워런 의원에 대한 '지지 코러스'에 가세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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