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조사 구걸 않는다"…특검 '비공개 배제' 카드로 응수(종합)

입력 2017-02-09 15:18  

"대면조사 구걸 않는다"…특검 '비공개 배제' 카드로 응수(종합)

대면조사 성사 '유동적'…수사 연장 공식화로 압박 시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전명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일정 노출을 이유로 9일로 합의된 대면조사 수용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면조사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원칙으로 정면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당초 국민에게 약속했던 대면조사를 정정당당히 수용하라고 요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이 특검 쪽에서 대면조사 합의 사실이 새 나갔다면서 '9일 조사' 무산 책임이 특검팀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근거가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부적으로 파악해본 결과 특검보 4명은 일체 이런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도 "우리 쪽에서 대면조사 일정을 새 나가게 했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청와대에도 우리와는 (관련 보도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8일 오후 특검이 대면조사 일정을 언론에 흘렸다고 강력히 항의하면서 '9일 대면조사 연기, 추후 일정 협의' 입장을 특검 측에 공식 통보했다.

원활한 대면조사를 위해서는 특검과의 신뢰가 중요한데 특검이 피의 사실을 여과 없이 유포하고 비공개를 약속한 대면조사 일정마저도 일부 언론에 유출했다는 게 박 대통령 측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특검팀은 청와대가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련 사실을 비공개하자고 요구해 이를 수용했던 협상 경과도 이날 일부 공개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이번 같은 논란이 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면조사 일정을 재협의하는 과정에서는 비공개 원칙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변인은 "비공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상호 간에 논란 여지 있을 수 있는 부분들은 가급적 피하여 조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지난 3일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청와대가 불승인한 데 이어 9일로 예정됐던 대면조사까지 무위에 그치면서 청와대를 더는 '배려'하기보다는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정면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요구한 비공개 조사 요구가 수사 과정 등에 관한 대국민 브리핑 의무를 부여한 특검법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면조사 성사를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까지 수용하는 등 저자세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에는 대면조사가 무산되더라도 박 대통령 측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해가면서까지 대면조사 성사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특검팀은 수사 기간 종료 전까지 대면조사가 끝내 이뤄지지 못할 경우 헌법상 불소추 특권에 따라 임기 중에는 기소될 수 없는 박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한정된 수사 기간 탓에 특검팀이 조사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청와대가 이렇게 나오면 조사 자체를 하지 못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기에는 설사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무산에 관한 정치적 책임이 박 대통령 측에도 돌아갈 여지가 있는 만큼 전체적인 상황이 결코 특검팀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특검팀은 2월 28일 이후까지 수사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박 대통령 측의 대면조사 수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가 특검 수사기간 연장 여부의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야 3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회동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특별검사 활동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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