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의원 원내발언 금지' 논란 속 상원 표결 52대 47 통과
인권·이민·낙태·범죄예방 정책 '초강경 보수'로 흐를 듯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인종주의 논란을 몰고 다니는 극단적 보수 성향의 상원의원(앨라배마) 제프 세션스(71)가 미국 법무행정을 이끄는 수장이 됐다.
향후 미국의 인권, 이민, 낙태, 범죄예방 등 주요 법무 정책이 강경 보수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원은 8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인준안은 표결에 부쳐진 결과, 찬성 52대 반대 47로 간신히 통과됐다.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인준 때와는 달리 상원 다수인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는 없었다.
앞서 상원 법사위에서도 11대 9로 인준안을 통과시켜 본회의로 넘겼다. 철저하게 '당론투표'가 이뤄졌다.
세션스는 무려 20년간의 상원의원 생활을 접고 총 11만3천여 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제84대 미 법무장관이 됐다.
세션스는 '법과 질서'를 주창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상원 내에서 일찌감치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세션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반하는 정책을 입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인권단체들은 세션스가 이끄는 법무당국이 지난 8년간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어느 정도 회복했던 경찰 및 법 집행당국의 신뢰를 끌어내리는 조처를 잇따라 내놓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패티 머리(워싱턴) 상원의원은 "(법무 관련) 주요 이슈에서 세션스는 주류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다. 종종 소수의견만을 좇아 극단적 정책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세션스 신임 법무장관은 과거 인종차별주의적 성향과 행동으로 연방지법 판사에 선임되지 못하는 등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의원 시절에도 흑인 인권을 강화하는 정책에 종종 반대표를 던졌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정책인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입안한 설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앞서 세션스의 인준을 앞두고는 상원 내에서 이례적으로 원내발언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진보 성향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내 코레타 스콧 킹 여사가 1986년 상원에 보낸 편지 구절을 인용하며 세션스 지명자의 인준에 반대의견을 냈다.
'세션스가 엄청난 권력을 사용해 지역 흑인 시민들의 자유로운 투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동료 의원의 자질을 의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상원 규칙을 근거로 워런 의원을 표결에 부쳐 인준이 끝날 때까지 원내 발언을 금지시켰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말로 불필요하고, 자유발언을 가로막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세션스는 앞서 자신의 인준 청문회 때는 동료의원들로부터 불리한 증언을 듣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민주당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과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의 존 루이스 하원의원이 증언을 자청해 과거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 시절 세션스의 흑인인권단체 탄압 경력을 성토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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