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거부하다가 태도 바꿔…朴대통령 대면조사 탐색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이보배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순순히 응했지만,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 측은 특검 수사팀의 질문에는 많은 관심을 보여 특검이 추진 중인 박 대통령 대면 조사를 위한 '탐색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씨의 진술 태도에 관한 질문에 "최순실의 경우 자진 출석한다고 해 특검에서 상당히 기대했지만, 확인해본 결과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특검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특검 수사팀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주로 뇌물수수 혐의에 관해 조사 중이며 최씨는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특검은 최씨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고 박 대통령과 공모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 측이 뇌물수수 혐의에 관한 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질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에서 나올 '예상 질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앞서 최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호송차를 타고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말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태도를 바꿔 특검에 자진 출석한 것이다. 최씨의 특검 출석은 이달 2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강제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최씨 측은 그동안 "특검이 강압수사를 벌인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지난 7일 특검의 소환에 응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앞서 특검은 최씨의 출석 거부가 이어지자 체포영장을 두 차례 발부받고 강제로 사무실로 데려와 딸 정유라(21)씨 이화여대 입시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와 미얀마 케이타운 사업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를 조사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애초 이날 청와대 경내에서 대면조사를 받기로 특검과 잠정 합의했으나 특검이 조사 일정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일정 재조율을 통보했다.
앞서 이규철 특검보는 8일 브리핑에서 "최순실 소환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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