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액 총 35억 중 7천만원만 인용…"청해진해운 압류·추심명령 가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청해진해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아들 대균씨를 상대로 정부가 소송을 내 1심에서 7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김영학 부장판사)는 9일 정부가 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에 7천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청해진해운을 대신해 유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당사자 적격이 없다"며 정부의 주된 주장(주위적 청구)은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아예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정부는 청해진해운의 채권자로서 손해배상금을 대신 청구했는데, 청해진해운이 이미 부동산을 양도받는 등 권리를 행사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 경우 정부는 유씨가 아닌 청해진해운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대신 재판부는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청해진해운에 대한 정부의 구상금 채권이 확정되면 유씨에 대해 청해진해운이 갖는 손해배상 청구권에 대해 압류·추심명령 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청해진해운에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은 일부 부동산에 관한 정부의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였다.
유씨는 2002∼2013년 세월호 선주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 7곳에서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9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사고 수습 관련 비용과 세월호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을 지급하라며 유씨를 상대로 총 35억4천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유씨의 횡령 금액 중 청해진해운의 자금은 35억원에 달한다.
유씨는 형사재판을 받던 2014년 10월 청해진해운에 횡령액을 갚기 위해 부동산 6개를 양도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정부는 청해진해운이 유씨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을 권리가 있는데도 제대로 행사하지 않는다며 유씨에 35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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