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장기밀매 의혹에 저명학술지 中 논문 퇴출

입력 2017-02-09 12:12  

사형수 장기밀매 의혹에 저명학술지 中 논문 퇴출

'수상하게 많은 간이식 사례' 지적에 발행취소 계획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장기매매 의혹 때문에 중국 연구진의 간이식 논문이 학술지에서 철회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계적 간 질환 관련 학술지인 '리버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은 지난해 게재한 중국 저장대 연구진의 보고서를 발행 취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사형수의 장기매매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2010년 4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저장대 제1부속병원에서 시행된 간 이식 사례 564건의 수술 결과를 담고 있다.

저장대 연구진은 이 보고서와 관련 "'심장사 후 기증자'의 간만 이식했으며 사형수의 장기나 조직을 사용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병원에서 불과 4년 사이에 이렇게 많은 심장사 후 기증자를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시드니 소재 맥쿼리대학의 웬디 로저스 임상 윤리학 교수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의 보고서를 보면 심장사 후 기증자의 간 이식이 가능한 비율은 매우 낮다. 미국의 경우 2012~2014년 심장사 후 기증자의 간 이식이 가능한 비율은 27~32%로 나타났다"며 저장대 연구진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계로 볼 때도 이상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로저스 교수는 "간이식 가능 비율을 30%로 추산할 때 중국 병원에서 564건의 간이식 수술을 시행되려면 1천880명의 심장사 후 기증자가 있어야 한다"며 "2011~2014년 중국 내 자발적인 장기기증이 2천326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대학 연구진이 최소한 중국 전체 장기기증자의 80%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로저스 교수는 이러한 내용의 서한을 '리버 인터내셔널' 편집장에게 보내고 해당 보고서 철회를 촉구했다.

'심장사 후 기증자'란 뇌사 상태가 아니더라도 심장 박동이 멈추면 의료진과 유족의 동의 하에 장기를 꺼내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간은 매우 민감한 장기여서 사망과 동시에 이식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 과정에서 약물 등이 투입되면 간 상태가 이식에 부적합해진다.

로저스 교수는 저장대 연구진의 간 이식 건수는 사형수의 간 적출이 이뤄졌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와 군 당국의 묵인 아래 사형수의 장기 이식이 이뤄진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장기이식 투명성을 주제로 삼아 바티칸에서 교황청의 주최로 열린 국제회의에 중국 대표가 초대되자 많은 논란이 뒤따랐다.

가디언에 따르면 황제푸(黃潔夫) 중국장기기증이식위원회 주석은 전날 회의에 참석해 중국에 장기매매가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됐다고 강조하면서도 인구가 13억명에 이르다 보니 일부 위반 사례는 있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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