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31시간…울산남구, 돌고래 2마리 이송 완료(종합)

입력 2017-02-09 16:11   수정 2017-02-09 16:15

바다 건너 31시간…울산남구, 돌고래 2마리 이송 완료(종합)

환경단체, 부산·울산서 "동물 학살·밀실행정" 비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 남구가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2마리가 수송을 시작한 지 약 31시간 만에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수조에 들어갔다.


돌고래들은 8일 오전 8시께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정을 떠나 해상과 육로를 통해 9일 오후 1시 50분께 장생포에 도착했다.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 들어간 시각은 오후 2시 40분께로, 약 31시간 만에 일본에서 울산으로 이사를 완료한 셈이다.

돌고래들은 무진동 트럭에 실린 채 일본 다이지에서 오사카항까지 육로로, 오사카항에서 부산항까지 해상으로, 부산항에서 장생포까지 다시 육로로 이동했다.

약 700㎞의 뱃길을 이동하는 데만 20시간가량이 걸렸고, 일본과 한국에서 총 320㎞가량의 육상 이동과 통관 절차 등에 10시간가량 소요됐다.

보조풀장에 들어갈 때는 그동안 이용됐던 이동식 크레인 대신 최근 새로 설치된 호이스트(인양·운반 장치)에 매달려 인양, 비교적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했다.

이송 과정에서 돌고래를 옆에서 보살핀 사육사는 "옮기는 내내 별다른 이상징후 없이 얌전하게 왔고, 수조에 들어가자마자 활발하게 움직이며 잘 놀고 있다"면서 "현재로썬 컨디션에 문제가 없으며, 당분간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돌고래는 4∼5세 암컷 큰돌고래로 당분간 보조풀장에서 적응기를 거친 뒤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 전시돼 일반에 공개된다.

남구와 고래생태체험관은 기존에 사육하던 돌고래가 3마리에 불과하고 노령이라는 이유로 마리당 1억원씩 총 2억원을 들여 2마리를 추가 수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일본 다이지 고래박물관과 수입 협의를 시작해 환경부 수입허가, 해상·육상 운송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밟았다.


동물보호단체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동물 학대며, 남구가 수입 과정 일체를 비공개하는 밀실행정을 펼쳤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돌고래를 실은 여객선이 입항한 부산항 국제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남구는 급작스러운 수입 발표와 추진으로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을 무시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를 허가하고 방임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도 밀실행정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오후에는 10여 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가칭 '울산 남구청 돌고래 수입반대 공동행동'이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돌고래 사육과 수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피켓 시위를 했다.

돌고래 사육에 찬성하는 장생포 일부 주민이 환경단체 회원이 들고 있던 피켓과 현수막을 빼앗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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