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채새롬 최평천 기자 =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지속적 문제를 제기한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원장의 교체와 관련한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온 문 전 장관은 "위원장인 김성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의 교체와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질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 전 장관은 "시점은 정확하지 않지만 김성민 위원장의 임기가 어디까지냐고 질의를 받았다"며 이를 김 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안 전 수석이 이런 말을 한 배경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위원장으로서 (삼성합병 찬성표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질의가 나왔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이끌던 전문위원회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전문 기구다. 그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방침을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자체 판단하자 이후 계속해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다 지난해 말 자진 사퇴했다.
문 전 장관은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검찰에서는 안 전 수석이 김 위원장에 대해 '골치 아프게 하니까 꼭 교체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당시 기억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은 삼성합병과 관련해 청와대의 지시나 삼성 측 요구를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본부장으로부터도 따로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자신이 이끌던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합병 건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며 서로 떠맡아주길 바라는 분위기였다며 "소위 말하는 핑퐁·핑퐁을 치는 관계였다"고 진술했다.
문 전 장관은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지시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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