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전북 돼지 경남 도축장 앞에서 적발(종합)

입력 2017-02-09 17:33   수정 2017-02-09 17:35

구제역 발생 전북 돼지 경남 도축장 앞에서 적발(종합)

돼지 12마리 혈액·차량 분뇨 수거 구제역 검사 '음성'…농가·업체 고발

지자체 초동 차단 방역 '구멍'…고속도로로 들어오면 속수무책



(김해·전주=연합뉴스) 최병길 홍인철 기자 =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도 한 농가 돼지가 경남 도축장 코앞까지 들어왔다가 다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우제류(발굽이 두 쪽인 동물)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업체와 농가가 관리 지침을 어긴 것이다.

경남도축산진흥연구소 중부지소는 지난 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주촌면 부경축산공판장 입구에서 전북 무주 한 축산농가에서 온 돼지 12마리를 적발해 되돌려 보냈다고 9일 밝혔다.





경남도는 전북도에 적발 사실을 통보했고 전북도는 관련 농가와 업체를 사법 당국에 고발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 축산농가가 이 기간 다른 시·도로 소나 돼지 등 우제류 가축을 반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미만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전북에서는 지난 6일 정읍시 산내면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인근 농가 소까지 모두 300여 마리를 매몰했다.

경남도축산진흥연구소에 따르면 돼지가 실린 차량은 부경축산물공판장 입구 근무자가 출발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도는 이 돼지들과 차량을 즉시 소독한 뒤 전북 정읍 신태인 도축장으로 다시 옮기도록 조치했다.

또 돼지 12마리 혈액과 차량 등에 묻은 분뇨 등을 수거해 구제역 검사를 한 결과, 다행히 음성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차량은 전북에 있는 한 농장에서 돼지를 싣고 김해에서 도축한 뒤 부산 유통업체로 가려고 했다.

김주봉 경남축산진흥연구소 중부지소장은 "차량도 부산번호여서 공판장 입구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고속도로로 차량이 들어오면 솔직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경축산물공판장 측은 전 시설에 대한 소독 방역작업을 벌였다.

현재 도축장은 정상 가동 중이다.

축산진흥연구소 중부지소는 도에만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김해시에는 전혀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경축산물공판장은 경남도에서 관리하고 있다.

김해농업기술센터 측은 이날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난 뒤에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권대현 김해농업기술센터 농축산과장은 "축산진흥연구소 등으로부터 적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지역 농장에서 구제역 관련 이상 신고는 없다"고 말했다.

김해에는 돼지 19만 마리가 사육 중이다.

이처럼 구제역 발생지역 돼지가 가축 반출 금지 기간에도 버젓이 타 시·도 도축장까지 이동하는 등 지자체 차단 방역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적발한 차량은 전북에서 경남 도축장 입구까지 이동하는 동안 한차례도 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고속도로 진출입로는 차단 방역에 속수무책이다.

조인래 경남축산진흥연구소 방역과장은 "농장 주인이나 업자가 구제역으로 이동 통제 중인 사실을 모를 리 없다"며 "해당 지역에서 사전에 차단되지 않다 보니 곧바로 경남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경남에서는 그동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금류 차량에만 신경을 쏟았다"며 "구제역에 대비한 차단이 제대로 안 된 점도 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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