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한화그룹이 2년 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최종 인수한 한화토탈(옛 삼성토탈)이 효자 계열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당시 한화토탈과 함께 사들인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은 주력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사업 구조조정의 위기에 몰리는 등 희비가 엇갈린다.
12일 재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재작년 5월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토탈은 2016년에 1조4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영업이익 규모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실적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한화토탈을 제외하고 그룹 내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한화생명[088350]의 2015년 영업이익(4천867억원)보다도 배 이상 많다. 작년 실적은 오는 3월 발표된다.
한화토탈은 스티로폼 소재인 스티렌모노머(SM), 태양전지 제조에 쓰이는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부터 플라스틱 생수병 뚜껑 소재까지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 중 SM은 국내에서 생산량 1위를 유지하고 있고, EVA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35%로 1위이다.
한화토탈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다른 화학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 속에 주력 제품들의 수요가 늘어나 큰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2013∼2014년의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올라갔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라자일레(PX)를 비롯해 대부분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고, 합성고무 소재인 부타디엔(BD) 등 일부 제품은 오히려 올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다.
하지만 한화토탈과 함께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종합화학은 단일 제품으로 생산하는 PTA(고순도 텔레프탈산)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고전하는 바람에 사업 구조조정의 위기에 놓였다.
PTA는 섬유, 합성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분말 소재다. 한화종합화학은 이 제품을 중국에 주로 수출해왔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중국이 기술 자립에 성공하면서 수입은커녕 오히려 해외로 PTA를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종합화학은 싼값에 PTA를 쏟아내고 있는 중국 화학업체와의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런 이유로 업종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2015년에 2천2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PTA 판매 부진에도 한화토탈이나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보유에 따른 이익분의 상쇄 효과로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토탈은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한화종합화학은 '레드오션 시장(포화시장)'에 노출돼 있어서 업종 전환까지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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