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회사에 취직시켜주겠다'며 폭행·성추행…"죄질불량·비난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아버지 회사에 취직시켜주겠다'며 같은 학과 남자 동기생을 1년간 폭행하고 성추행하면서 '심리적 복종'을 강요한 대학생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황한식 부장판사)는 강제추행치상, 상습특수상해,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전모(2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1심의 징역 7년보다 형량은 다소 줄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등록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심리적인 지배·복종 관계가 형성되자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피해자에 대하여 가학적인 행동을 했다"며 "범행의 경위와 내용, 수단과 방법,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씨가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전씨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감형 배경을 설명했다.
전씨는 2015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대학 동기인 A(26)씨를 총 18차례 상습 폭행하고 6차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는 A씨에게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으면 형에게도 넉넉히 챙겨줄 수 있다"며 '심리적인 지배·복종관계'를 형성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소극적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A씨는 전씨를 두려워해 저항하지 못했다.
전씨는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A씨를 내리게 한 뒤 속옷만 입고 1.5㎞를 뛰게 하거나 커피 캔이 찌그러질 정도로 손등을 여러차례 내리쳐 상해를 입혔다.
또 A씨에게 밤새 자신의 휴대전화 게임 등급을 올리게 시킨 뒤 졸았다는 이유로 때리고, 고춧가루·후춧가루·소금을 섞은 껌을 씹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씨는 A씨가 비명을 지를 정도로 성기 일부를 꼬집거나 때리는 등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았지만, 손상된 성기 일부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1심은 "전씨가 별다른 목적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 등 심리적인 만족을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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