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독일판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치적 경쟁자인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을 참수하는 것으로 연상되는 표지를 선보였다.
과도한 풍자 논란을 자주 일으키는 이 잡지는 최근호에서 메르켈 총리가 한 손에는 흉기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슐츠 전 의장의 잘려나간 머리를 든 그림을 실었다.
오는 9월 총선에서 메르켈은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의 공동 총리후보로 나서고 슐츠는 사회민주당 총리후보로 맞선다.
샤를리 에브도는 표지 그림 밑에 지난 4일 발매된 독일 저명 주간지 슈피겔의 표지를 조그맣게 게재하고 "너무 막 가는 슈피겔 독자들"이라는 촌평도 곁들였다. 이는 이번 표지가 '슈피겔 따라 하기' 또는 '슈피겔 풍자하기'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슈피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유의 여신상을 참수한 것으로 생각되게끔 그린, 같은 방식의 그림을 표지로 택하고 "미국 우선"이라는 텍스트를 추가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창간호에도 메르켈 총리를 표지 인물로 선택했다.
당시 표지에서 메르켈 총리는 지친 표정으로 작업대에 올려진 채로 폴크스바겐 정비사로부터 "새로운 배기장치가 있으면 앞으로 4년 동안도 잘 나가겠다"라는 말을 듣는다.
잡지는 그런 메르켈과 폴크스바겐의 관계를 두고 "폴크스바겐이 메르켈을 후원한다"고도 썼다. 결국, 총리직 4연임을 노리는 메르켈과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을 겪는 폴크스바겐을 동시에 풍자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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