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출간 150년…우리는 마르크스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입력 2017-02-10 10:25  

'자본론' 출간 150년…우리는 마르크스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백승욱 교수의 신간 '생각하는 마르크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카를 마르크스(1818∼1883)가 대표작인 '자본론' 제1권을 1867년 세상에 발표한 지 150년이 됐다. 올해는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혁명' 발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이 사상의 토대를 놓은 마르크스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졌다. 게다가 '자본론'은 방대하고 내용이 난해하기 그지없어서 일반인은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분석하고자 했던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자본의 탐욕은 끝없는 질주를 하고 있고, 이에 따른 부의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다.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간 '생각하는 마르크스'(북콤마 펴냄)의 책머리에서 "마르크스를 다시 소환해야 할 시대"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 시기를 거치면서 자본주의가 도처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책은 마르크스 사상에 관한 해설서는 아니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기 위해 했던 사유의 방식과 '자본론'을 읽는 법에 주목한다. 마르크스가 '무엇'을 썼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썼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모두 3권으로 이뤄진 '자본론'은 제1권만 마르크스 생전에 나왔다. 나머지 두 권은 엥겔스가 유고를 정리해 1885년과 1894년에 각각 출간했다. 그래서 '자본론'은 미완의 작품인 데다 전체적인 내용에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생각하는 방식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르크스 사유의 핵심은 '비판'이었다. '자본론'의 부제도 '정치경제학 비판'이다. 그는 현실 상황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을 반복했다.

마르크스가 비판에서 사용했던 방법은 '추상에서 구체로'다. 보통은 구체적 현상을 파악하고 추상적인 이론을 정립하지만, 마르크스는 반대의 순서를 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완성된 신체를 연구하는 것이 신체의 세포를 연구하는 것보다 더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자가 보기에 마르크스가 분석과 비판에 사용한 핵심 개념은 '관계'다. 돈은 은행에 넣어야 이자를 만들어내고, 토지는 빌려줘야 임대료가 발생한다. 마르크스는 사물의 '속성'에만 집착해 사고하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시간성이 중첩된 것도 마르크스 사유의 특징이다. 그는 시간이 고정돼 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의 분석과 시간이 흘러가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분석을 병행했다. 변화하는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비판하다 보니 마르크스의 글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러한 마르크스 사유법을 소개한 뒤 '자본론'과 또 다른 저서인 '포이어바흐 테제'의 독해 방법을 설명한다. 또 후대의 철학자들이 마르크스의 사상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보여준다.

"마르크스와 더불어 나아갈 때 우리에게 허튼 낙관은 허용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미래의 길은 열리지 않는 법이다."

528쪽. 1만9천500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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