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천주교 홍콩교구장인 요한 통(湯漢) 추기경은 바티칸과 중국이 중국 내 주교 임명문제에 대한 공감대에 도달했다며 최종 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통 추기경은 최근 가톨릭 매체 '선데이 이그재미너'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교황의 거부권과 교황이 중국 내 주교 후보를 결정하는데 최고, 최종의 권위를 가진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 추기경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중국공산당 통제 아래 주교 서품을 단행해 온 중국천주교애국회가 자체적으로 주교 지명과 서품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직자와 신도들이 사회적 관심사에 적극 활동하는 것을 독려하도록 탈바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주교의 성당에 대한 사랑보다 애국심에 대해 더 신경 쓰지만, 중국 내 가톨릭 성당이 정치적 야심이 없으며 애국적이라고 덧붙였다.
통 추기경은 "이제부터 중국 가톨릭 성당 내 공개 사회와 지하 사회 간 분단 위기가 더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 내 성당이 중국 땅에서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는데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티칸의 동의 없이 서품을 받은 7명의 주교가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무조건적인 순종과 용서를 구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통 추기경은 바티칸이 종교 자유를 제한하는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이 교황의 주교 임명에 합의할 준비가 됐다면 중국 내 성당이 완전한 자유는 아니더라도 필수적 자유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성당의 도덕적 원칙은 덜 나쁜 악마(the lesser of two evils)를 선택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르친 건전한 현실주의 원칙 아래 중국 내 성당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통 추기경의 이번 발언으로 바티칸이 중국과 합의를 위해 원칙을 양보했는지에 대한 우려가 중국 내 가톨릭 신도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앤서니 람(林瑞琪) 천주교홍콩교구 성신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완전한 자유를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중국 내 가톨릭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티칸과 중국은 교황청이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 정부로 승인한 이래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2013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이후 중국과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800만∼1천2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대부분 공식적인 성당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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