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도 낮은 기술이지만 침착하게 성공해 25명 중 20위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잘했어요. 잘 한 거죠."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월드컵에 출전했던 김경은(19·송호대 입학예정)이 20등을 하고도 박수를 받았다.
김경은은 10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에어리얼 여자 예선에서 45.51점으로 25명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결과는 예선 탈락.
그러나 조성동 대표팀 감독은 연방 김경은의 등을 두들기며 "잘했다"를 연발했다.
사실 김경은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량 차가 현격하다는 평을 들었다.
사용하는 점프대도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싱글이었다.
싱글은 높이가 1.85m에 불과해 다른 선수들이 탄 더블이나 트리플 점프대 3.6m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만큼 점프가 낮기 때문에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 제한돼 있고 난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
스키를 신고 점프대를 통과해 공중 동작을 선보이는 에어리얼은 심판 5명의 채점으로 순위를 매긴다.
도약의 높이와 거리가 20%, 동작의 실행 및 정확도 등 스타일이 50% 고려되고 착지가 30% 비중이다.
이 가운데 최고, 최저 점수를 제외한 3명 심판의 합산 점수에 난도를 곱해 최종 점수가 된다.
김경은은 난도 2.050에 해당하는 백레이 기술을 구사해 누가 봐도 꼴찌가 유력했다.
다른 선수들의 난도는 대부분 3점대였고 심지어 4점대인 선수도 한 명(애슐리 칼드월) 있었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에어리얼 종목 자체가 한국에 2015년 10월부터 도입됐고, 그나마 김경은은 지난해 여름부터 기계체조를 하다가 에어리얼로 전환한 선수라 경력이 일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경은은 침착하게 가장 낮은 점프대를 뛰어올라 뒤로 한 바퀴를 돌았고, 착지를 깔끔하게 해내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착지 점수가 7.40점으로 12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에어리얼 강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 선수 2명이 김경은보다 하위에 처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는 그에게 함께 훈련해서 친분이 있는 중국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를 해 줄 정도였다.
김경은은 경기를 마친 뒤 "어제 훈련하다가 다쳐 병원에 다녀오는 바람에 다소 긴장이 됐다"며 "그래도 연습 때 감을 찾아서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뒤로 한 바퀴를 돌 때 다리를 붙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더 깔끔하게 하고 싶었지만 어제 부상이 우려돼서인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하자는 쪽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꼴찌는 안 해서 좋다"고 웃은 김경은은 "오늘 아무래도 첫 월드컵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 기술을 더 보완해서 평창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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