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작년 5월 취임 이후 갈등과 대립 관계를 보여온 중국과 대만이 70년전 국민당군의 대만 원주민 학살사건인 '2.28사건' 추모식을 계기로 접점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대만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이 본토에서 2.28 사건을 추모식을 거행하겠다는 중국 대만판공실 안펑산(安峰山) 대변인의 발표에 대해 대만 총통부 측이 직접 적인 논평을 하지 않은 채 "가장 중요한 정신은 (사건의) 교훈을 새기는 것"이라면서 묵인했다.
사실 1947년 당시 대만 국민당 정부의 담배 암거래상 단속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군이 동원돼 원주민 2만8천명을 학살하며 진압한 2.28 사건은, 그 이후 대만 원주민인 본성인(本省人)과 1949년 전후 들어온 외성인(外省人) 간에 풀 수 없는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중국의 별도 추모식 개최는 대만 여론 분열책으로 비쳐 대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됐다.
그러나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서로 다른 주장과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토론하는 것이 진보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만 당국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2·28 사건 기념식 별도 거행을 문제 삼지 않은 채 민주 국가로서 여러 의견을 수렴한다는 뜻을 밝힌 것은 중국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대만과 중국 간에 접점이 모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웨이저(黃偉哲)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중국에서 대만으로 넘어온 장제스(蔣介石)의 중화민국 군대가 대만 본성인들을 학살했다면서 2·28 사건과 무관한 중국 공산당이 이를 기념하고 애도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황 위원은 이어 "중국이 대만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2·28 사건기념재단 회장(董事長)을 역임한 바 있는 잔치셴(詹啓賢) 국민당 전 수석부주석도 이를 계기로 중국과 대화를 시도할만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2·28 사건은 '역사적 비극'으로 정치적 도구가 되선 안된다"면서 "대만 내부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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