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상·해상 탐지수단·요격무기 업그레이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이 북한과 중국 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응해 지·해상·우주 탐지수단과 요격무기 체계의 성능을 지속해서 개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지역에서 ICBM을 발사하면 불과 20여 분 만에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으므로 이를 조기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정보'에 기고한 이상용 선임연구원의 글을 보면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북한 등 주변국의 진화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고출력 레이저와 공중 요격기, 레일건 등 첨단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과 기술을 투자하고 있다.
ICBM 등 탄도미사일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상승·중간·종말의 3단계 비행과정을 거친다.
발사대를 벗어나는 상승단계에서는 탄도미사일 추진체에서 발생하는 빛과 열로 탐지해 추적할 수 있지만 1~5분 이내에 요격해야 한다. 중간단계는 미사일 추진체 연료가 모두 소진되고 목표지역까지 관성으로 비행하는 단계로 미 본토까지 20여 분이면 도달한다.
종말 단계는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한 순간부터 시작되며 탄두의 속도가 음속의 24배에 달하고 비행시간이 짧아 요격하기 쉽지 않은 단계이다.
미국은 AN/TPY-2(X-밴드·탐지거리 1천㎞ 이상), COBRA DANE(L-밴드·3천200㎞ 이상), AN/FPS(극초단파·4천800㎞ 이상), SPY-1(S-밴드·310㎞ 이상), 해상기반 SBX(X-밴드·4천㎞ 이상) 레이더로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을 감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AN/TPY-2 4기가 일본과 이스라엘, 터키, 카타르에 배치됐고, 1기는 미 본토 방어용이다. 일본에 배치된 것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감시한다. 미국은 추가로 12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SPY-1은 이지스 구축함 전투체계의 '눈' 역할을 하며 대공·탄도탄 방어기능을 가졌다. 100개의 목표물을 동시 추적하고, 골프공 크기의 목표를 165㎞에서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은 태평양과 대서양에 배치됐다.
우주에서 지상 탄도미사일을 감시하기 위해 DSP(정지궤도 위성), SBIRS(신형 조기경보위성), STSS(저궤도 위성)가 떠 있다. DSP·SBIRS 위성은 지상 화염을 감지해 미사일 발사 여부를 탐지하고, STSS는 탄도미사일의 비행 전체 과정을 추적·식별할 수 있다.
DSP 위성은 콜로라도 제460우주비행단에서 운용하며 북미항공우주방어사령부와 전략사령부의 조기경보센터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북한과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그 효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발사된 STSS 위성은 미사일 탐지 뿐 아니라 요격미사일에 유도 정보까지 제공한다.
미국은 탐지수단을 비롯한 요격무기 체계 성능도 개량 중이라고 이상용 선임연구원은 설명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해상·지상 이지스 BMD(탄도미사일방어)와 지상기반 중간단계방어(GMD), 패트리엇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한다.
이지스 구축함에는 대기권 밖에서 SM-3 대공미사일로, 대기권 내에서는 SM-2 블록4, SM-6 듀얼1·2 대공미사일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33대의 이지스 전투함(순양함 5대, 구축함 28대)이 탄도미사일 대응용으로 운용되며 이 가운데 17대가 태평양에 배치되어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해군 이지스 전투함 개량 때 BMD(탄도미사일방어) 기능을 포함해 개량하도록 했으며, 일본과 공동으로 콩고급 구축함 4대에 이지스 BMD 개량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스 BMD 개량사업의 핵심은 SM-3 블록2A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년부터 전력화할 예정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해상의 미군 이지스함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우리 군이 추가로 확보할 3척의 이지스함 구축함에도 SM-3 탑재가 검토되고 있다.
지상기반 중간단계방어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체계이다. 전 세계적으로 배치된 센서와 요격미사일(GBI), 사격통제체계로 이뤄졌다. GBI는 알래스카에 26기, 캘리포니아에 4기가 배치되어 있고 통제소는 알래스카와 콜로라도에 있다.
고도 15~22㎞ 상공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PAC-3 패트리엇 체계는 'PAC-3 MSE'로 개량 중이다. MSE형은 사거리와 성능이 크게 개선된 기종이다.
사드는 PAC-3와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에 직접 충돌(Hit-to-Hit) 방식으로 요격한다. 첫 2개 포대는 2008년 텍사스에 배치됐고, 2016년까지 추가로 4개 포대가 배치됐다.
미국은 차세대 BMD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최신 SPY 시리즈 레이더인 AN/TPY-6 AMDR(Air and Missile Defense Radar)는 차세대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용 S-밴드 레이더이다. 아태지역 배치가 검토 중인 스텔스 구축함 줌왈트급에 탑재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는 2020년께 알래스카에 배치된다. 이 레이더가 배치되면 GBI 요격능력 등 지상기반 중간단계방어 능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속의 6배 이상으로 탄환이 날아가는 레일건은 시험단계가 끝났다. 줌왈트급 구축함에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거리 200㎞에 이르는 탄환을 1분에 약 10발을 발사할 수 있고 대지·대함·대공 타격에 활용할 수 있으며 1발당 비용이 화포나 미사일에 비해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보다 빨라 항공기, 미사일 등 모든 목표물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음속의 3배로 사거리 55㎞에 이르는 초고속화포도 BMD 시스템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레이저 무기체계로는 미 육군의 HEL MD, 해군의 LaWS, 공군의 HELLADS가 개발되고 있다.
LaWS는 2014년 미 해군 폰스함에 탑재해 시험평가를 했으며, 앞으로 탄도탄 방어함에 탑재된다. HELLADS는 전술항공기에 탑재해 점화단계의 탄도미사일을 파괴한다. 2015년부터 야전 시험 중에 있다.
이상용 선임연구원은 "우리 군은 EO(전자광학)·IR(적외선) 장비에 의한 조기 탐지 및 추적, 레이저 등을 활용한 상승단계 요격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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