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업 10년 새 0→49개…'사드 갈등' 규제 문턱 강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류를 타고 큰 인기를 얻은 한국 화장품에 대해 중국이 투자와 견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한국산 화장품 투자가 빠르게 느는 반면, 중국 정부는 엄격한 심사로 수입 문턱을 계속 높이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리서치 전문기관인 INI R&C가 제출한 '2016년 기초화장품 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업체에 투자한 중국 기업 수는 2006년 한 곳도 없었지만, 2014년 9개, 2015년 35개, 2016년(9월 말 기준) 49개로 늘었다.
중국 기업의 투자는 화장품 제조보다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위한 도·소매 유통 기업 설립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중국 기업은 충청남도 천안과 경상북도 경산의 화장품특화단지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 마스크팩 등 중국에서 히트한 한국 화장품업체와 중국 기업이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우리나라 기초화장품의 주요 수출국 비중은 중국 37.4%, 홍콩 30.2%로 사실상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은 2014년 중국의 기초화장품 수입국 4위에서 2015년 2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화장품 산업과 시장을 보호하고자 통관 절차나 기술장벽과 같은 비관세장벽을 차츰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의 무역장벽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서류 미비나 품질 불량 등을 이유로 한국산 화장품의 수입을 대거 불허했다.
그나마 해외 직구(직접구매)로 오는 화장품에는 관대한 편이지만 오는 5월부터는 통관 수입품과 마찬가지로 위생허가증을 요구하고 행우세(행정세+우편세) 50% 면세 혜택을 폐지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한류 열풍 확산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액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 기업은 (중국 외)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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