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립고교 71% "새 학기부터 저녁밥 안 줘"

입력 2017-02-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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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립고교 71% "새 학기부터 저녁밥 안 줘"

작년 84%가 제공…학부모들 "교육청 강요로 중단"

도교육청 "석식 문제 많아, 중단은 교장 자율 결정"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새 학기부터 경기지역 고등학교 10곳 중 7곳이 교내 석식(저녁급식) 제공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높은 식중독 발생률 등 석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식(점심급식) 원칙 준수' 방침을 수립함에 따라 공립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저녁급식 중단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학교장의 자율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부 학부모는 "교육감에게 인사권이 있는 공립 교장들이 석식 중단을 강요받은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도교육청이 작성한 '2017년 3월 공립고교 석식 실시 여부' 자료를 보면 석식을 제공할 예정인 학교는 전체 공립고 333교 중 72교(22%)뿐이다.

이는 작년 3월 280교(84%)가 석식을 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준 것이다. 반면 석식을 하지 않겠다는 학교는 작년 53교(16%)에서 올해 238교(71%)로 4배 이상 늘었다.

도교육청은 앞서 '중식 제공 원칙'을 골자로 한 고교 급식운영 방향을 세워 일선 학교에 시달했다.

하루 2식 이상 제공하는 고교에서만 식중독이 발생하는 등 위생 문제와 더불어 조리 종사원의 안전사고에도 고교가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이와 함께 급식 조리 종사원 정원·현원 파악 및 3월 석식 실시 여부를 결정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도교육청은 석식 실시 여부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판단해 정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급식운영 방향에 '교육활동 19시 이전 종료 시 중식 제공 원칙 준수', '2식 이상 급식 제공 학교는 위생관리 취약학교로 특별관리' 등을 명시해 사실상 학교에 석식 중단을 강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 고등학교 운영위원협의회 조미혜 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석식을 비롯한 급식운영 계획은 학부모, 학생 의견을 반영해 결정했는데 올해는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 없이 급하게 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석식을 안 하겠다는 학교가 1년 만에 확 늘어난 것이 바로 이같은 불통 행정을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 학부모는 "아무리 '자율'로 포장한 공문이라고 해도 교육감에게 인사권이 있는 한 자율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고백하는 교장들도 있다"며 "석식 관련 공문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달라'는 학부모 등의 민원이 이어지자 도교육청은 지난 10일 '3월 개학 이후 학교에 남아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이 석식을 희망하는 경우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자문)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다시 전달했다.

도교육청 측은 "올해 급식운영 방향은 학교 급식 운영원칙에 벗어난 석식 운영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며 실시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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