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심폐소생협회 주관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 두번째 주자
"심폐소생술 직접 해보니 자신감 생겨"…다음 주자로 배우 임수정 지목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지난해 11월부터 한남동 블루 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팬텀'에서 '벨라도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씨가 심폐소생술 전도사로 나섰다.
13년 전 공연장에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는 김씨는 지난 10일 공연 시작 3시간을 앞둔 바쁜 와중에도 연합뉴스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공동 주관한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연했다. 2016년 10월 음악인 남궁연씨에 이어 두 번째 주자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15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김씨는 지난 2006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으며, 현재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가 과연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보인 김씨는 교육이 시작되자 의료진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열정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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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팔로 마네킹의 가슴 압박을 약 1분 동안 시행한 그녀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의학 드라마와 영화에서만 보던 심폐소생술을 실제로 해보니 이렇게 힘든 줄 몰랐네요"라고 한 뒤 매트 위에 털썩 누웠다.
심폐소생협회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주은아 간호사의 지도를 받기 전 김씨가 획득한 마네킹 실습 점수는 0점.
첫 주자인 남궁연씨가 88점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손 위치가 잘못된 건가요 아니면 압박하는 힘이 부족한 걸까요"라고 의지를 불태우며 재차 마네킹 실습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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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실습에서 얻은 점수는 21점. 김씨는 "제가 왼손잡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손 위치를 바꿔서 다시 해볼게요"라며 열의를 보였다.
김씨는 가쁜 숨을 내쉬며 마네킹의 가슴 부위를 수차례 누른 끝에 70점의 최종 점수를 얻어내며 거뜬히 이수증을 손에 쥐었다.
김씨는 "러시아에서 발레를 배울 때 선생님 한 분이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적이 있어요"라며 "이제 '4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심폐소생술을 배운 만큼 앞으로 공연장에서 갑작스러운 심정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환자를 살리는 데 직접 참여해야 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정지 발생 후 1분이 지날 때마다 뇌 기능이 10%씩 손실된다. 10분이 지나면 뇌사 직전에 이르지만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김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든 국민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직접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다음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 주자로 영화배우 임수정씨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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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심폐소생협회 홍보위원장은 "아직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심폐소생술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을 통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꾸준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심폐소생술은 먼저 환자의 의식상태를 확인하고 그 즉시 119에 신고를 한 후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하면 된다.
이 때 가슴 정중앙을 1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성인의 경우 5㎝ 깊이로, 어린이는 4∼5㎝ 깊이로 눌러줘야 한다.
노태호 위원장은 "심폐소생술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본인과 가족을 위해서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중요한 응급의료법"이라며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행법을 습득하고 자주 가는 장소에 자동제세동기(AED) 위치를 미리 파악해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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