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최고위급 관리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면 유럽의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지위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U)의 핵심 멤버인 분데스방크 최고위급 관리가 런던의 '유럽 관문' 역할이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분데스방크의 은행·금융감독 책임자인 안드레아 돔브레트 이사는 최근 열린 비공개 모임에서 "런던을 유럽의 관문으로 이용하는 현재의 모델은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돔브레트 이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과 EU 회원국이 유럽의 금융센터가 되려고 경쟁하면서 국수주의가 도래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우리가 보기에 국수주의의 도래로 향하는 경향에 공간을 만들어준다"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나의 분명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은행들과 기업들의 자국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을 낮추고 금융규제를 완화해 '유럽의 싱가포르'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응해 유럽도 금융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런던의 시티'를 대체하는 옵션으로 현재 논의되는 '금융센터전략'이 그 사례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인세 인하와 금융규제 완화가 이런 처방인데 엄격한 감독과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하는 금융체계가 장기적으로는 가장 성공적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금융규제 완화에 대응해 유럽도 같은 추세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돔브레트 이사는 "런던이 계속 중요한 금융센터로 남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럼에도 영국에 기반을 둔 많은 금융회사들이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적어도 일부 사업부문을 EU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런던은 유럽 금융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 정부, 연기금 펀드 등이 참여하는 거래의 3분의 1 이상이 런던에서 일어나고 EU 역내 외환거래의 80%가 영국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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