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일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환율과 무역격차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이번 회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 방안, 북한 및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경제·통상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주요 이슈 가운데 경제·통상 문제는 일본과 중국이 같은 입장에 처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앞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 모두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최근 제약회사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실제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의 작년 무역수지 적자는 5천23억 달러로 2015년에 비해 0.4% 늘어나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7천501억 달러로 전년보다 1.6%인 125억 달러 감소했는데 전체 적자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46.3%(3천470억 달러)가 중국과 교역에서 생겼다.
일본 역시 689억 달러로 2위를 차지해 이번 미일 정상 간 무역 문제 논의는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미중 정상회담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준비한 일자리 70만 개 창출, 향후 10년간 4천500억 달러(약 511조7850억 원) 투자 등 '선물 보따리'가 먹혀 들면 중국 역시 이에 상응하는 '선물'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여러 채널을 통해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중 양국 간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도 진행되고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 일본을 향해서도 환율·통상·무역 등 경제분야에서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미일 정상회담이 차후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의 '가늠자'역할을 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일 정상회담을 큰 관심을 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은 미국과 환율과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라며 "중국도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캉 대변인은 그러나 환율과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은 한 번도 환율을 통해 무역 우위를 점하거나 무역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환율을 이용한 적이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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