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 대사 "북한, 미국과의 양자대화 기대해선 안돼"

입력 2017-02-11 00:23  

주북 러 대사 "북한, 미국과의 양자대화 기대해선 안돼"

"6자회담 등 다자틀 통해서만 문제해결 가능…러, 대북 제재 철저 이행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근 들어 북한이 6자회담의 효용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북-미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러시아는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 안보 메커니즘을 통해서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자국 '외교관의 날'을 맞아 타스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측 파트너들은 6자회담 형식이 수명을 다했고 지난 몇 년 동안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평양에선 모든 한반도 문제는 북한과 미국 간 관계와 미국의 대북 적대·공격정책 때문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보다) 북-미 양자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북-미 관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보 유지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공동으로 한반도 핵문제 해결 방안을 포함한 역내 평화안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논의를 위한 다자회담으로 발전시키거나 별도의 동북아 다자 안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그 안에서 북핵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북한도 미국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동맹국들의 정책도 조정되기 때문에 북-미 합의로 한반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긴장 정세 반복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해선 안 된다"면서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그것의 이행을 보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차단을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그는 "각국의 제재 결의 이행 사항을 살피는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최신 보고서에서 러시아에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은 것은 러시아가 자신의 책무에 충실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는 대북 제재가 북한의 사회경제 상황이나 주민들의 생활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안보리 회원국들의 취지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안보리 틀 밖에서 일부 국가들이나 공동체(유럽연합 등) 등에 의해 취해지고 있는 추가적 대북 제재들을 불법이라고 간주하며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체고라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 악화가 러-북 양자 협력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금융 분야 제재로 북한 파트너들과의 직접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러시아 기업인들의 북한 방문이 크게 줄고 교역이 축소됐으며 여러 투자 프로젝트들도 동결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렇지만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거는 한국과 서방의 일부 전문가들은 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각종 제재에도 불구하고 주택 건설, 농업 생산, 식품 산업, 서비스업 등에서 폭발적 성장을 이루고 있음을 본다"면서 "북한은 독특하지만 아주 안정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북한의 조속한 붕괴 전망에 근거해 전략을 수립하려는 시도는 현실과 동떨어질 뿐 아니라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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