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한때 반(反) 부패에 대한 드라마까지 제작했던 샹쥔보(項俊波·60)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비리로 내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은 11일 샹 주석이 비리 혐의로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관련 혐의는 지극히 엄중해 그 비리액수가 이전의 부패관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샹 주석은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전후해 쌍규(雙規·기율당국이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형사 입건 전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샹 주석은 인민대 재정학과에 이은 베이징대 법학과 박사 학위자로 2011년 10월 보감위 주석으로 임명된데 이어 이듬해 11월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에 선임됐다.
그는 특히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상이군경 출신으로 국가심계서 부심계장과 인민은행 부행장을 거쳐 2007년 파산 직전의 농업은행을 맡아 세계 10위권 은행으로 키워 유명해졌다. 문학애호가로 1980년대 회계부정 및 부정부패 내용을 담은 드라마 제작, 각본과 함께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명경은 샹 주석의 비리 혐의가 위중해 지난 수년간 낙마한 부패 관료에 대한 형량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14년 2월 샹 주석이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친구 딸을 채용시켜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사정·감찰 총괄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8일 민정부(행정자치부 격)의 리리궈(李立國·64) 전 부장과 더우위페이(竇玉沛·60) 전 부부장에 대해서도 비리 혐의 조사를 실시하는 등 현직 장차관급 고위관료들에 대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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