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고다이라 나오(31)가 이상화(28)와 라이벌 구도에 관해 "부담되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고다이라는 11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이상화와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심적인 부담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라이벌 구도는 서로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상화는 친구 같은 존재다.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화는 올림픽 2연패를 한 우수한 선수"라며 "큰 경기에서 정신력이 강한 선수인데, 이 점을 본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고다이라는 불과 수년 전까지 무명 선수였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는 소치 올림픽을 마친 뒤 자비로 네덜란드 유학길에 올랐고, 힘든 환경 속에서 실력을 끌어올렸다.
고다이라는 "네덜란드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자연환경이 잘 조성된 나라"라며 "특히 야외 운하가 어는 겨울엔 수십㎞씩 빙판이 만들어지는데, 이곳에서 직선 주로 스케이팅 기술을 키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생활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밥을 먹고 싶은데, 쌀을 구할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도 답답했다"라며 고충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유학 생활을 했던 2년 동안 훈련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며 "흔들림 없이 목표를 이루고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을 지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00m 종목에서 6번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10일 세계선수권 500m에서 금메달, 11일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000m 은메달 획득에 관해 "개인 신기록을 세우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며 "실력이 부족하다. 기량을 키우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다이라는 내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평창올림픽에서 다관왕 욕심이 있는지 묻는 말엔 "500m와 1,000m 종목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관해선 "얼음이 조금 무르지만, 스케이트 날에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내게 딱 맞는 경기장이다"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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